현대자동차 노사가 극적으로 임단협을 타결지으면서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되던 노동계의 투쟁이 국회 환노위의 주5일제 협상 결렬을 계기로 또다시 연쇄파업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우리 경제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할 가능성이 크다.
◇`주5일제` 총파업 뇌관=노동계 파업과 관련한 가장 큰 뇌관은 주 5일제다. 특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예년과는 달리 단일안을 마련하는 등 철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총 파업의 파괴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투쟁계획을 발표한 다음에 국회 앞에 조합원 1만여명을 집결시키고 20일까지 대규모 노숙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수도권 사업장 조합원들은 18일 오전 10시까지 국회앞에 집결하고 지방 조합원들은 오후 3시까지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국회는 일단 18일 환경노동위가 전체회의를 소집, 주5일제 도입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20일까지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일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간의 입장차이로 본회의 처리 일정이 당초 계획된 20일에서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단협도 곳곳 진통= 기아차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주5일제 근무 즉각 실시
▲기본급 12만3,259원(11.1%인상)
▲성과급 200%+α(영업이익 30%)
▲신차종 개발전 현대ㆍ기아차 노사간 합의에 의한 분배
▲생산 비정규직 계약기간 만료후 정규직 전환 의무화 등을 회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측은 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자세지만 노조의 경영 참여에 대해서는 완고한 거부 입장이다.
기아차 노조는 일단 16일 4시간 전면파업을 실시한 이후 다음주초인 18일 재협상을 시도할 방침이나 회사측과 입장차가 커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중공업은 노사 양측이 `정문봉쇄와 조업중단` 조치를 놓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지난 8일이후 교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임단협이 끝나지 않은 사업장들과 주5일근무제를 주요 협상안으로 내세운 금속노조 산하 기업들의 경우 `추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영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도 20일부터 파업=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는 19일까지 노-정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전면적인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해 놓은 상태다.
현재 이들은 컨테이너 화물과 시멘트 화물은 중앙집중교섭을 실시하고 일반화물의 경우 삼성전자 등 주요 대화주들과 직접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운송회사 및 화주간의 입장 차가 커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는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화물연대 내부에서는 강성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파업 강행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5월 파업시 정부가 약속한 협상안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어 최악의 사태로까지는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용호기자,최인철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