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새열쇠 `환경·안전`

4~7일까지 나흘간 서울에서 제8차 `아시아ㆍ태평양 리스폰서블케어 회의(APRCC)`가 열린다. APRCC는 화학업계에서 실시하는 자발적인 환경ㆍ안전ㆍ보건 개선활동인 리스폰서블케어(Responsible Care)에 관한 정보공유와 교류 촉진을 위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화학업계 회의다. 이는 화학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신뢰를 회복해 장기적으로 공동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Responsible Care와 사회공동체-완전한 협력을 위해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회원국 12개국이 참석할 예정이며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 지역에서의 RC 활동사례와 전문가를 위한 포럼, 일반 대상자들을 위한 워크숍 등 모든 참가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환경사고와 산업재해 발생 원인 중 환경ㆍ안전에 대한 지식 부족과 작업방법 교육 불충분 등 교육적 원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만큼 현장에서는 경영자부터 근로자까지 철저한 작업환경 관리와 안전 교육의 실시가 아주 중요하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비하면 근로자의 작업환경과 안전경영에 대한 인식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게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러한 환경사고와 산업재해는 우리 사회 구성원과 그 가족, 기업들에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함께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부담을 안기고 있다. 나아가 국가 경제와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재해예방 선진국에서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무엇보다 중시하기 때문에 환경과 안전에 철저하지 못한 기업에 대한 사회적 제재는 혹독할 정도로 엄격하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환경과 안전관리 실적을 반영하는 경우 또한 적지않다. 또 환경ㆍ안전 우수기업에는 대출이자율과 보험료를 낮춰주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유대감 강화, 소비자의 긍정적 인식에 따른 기업이미지 개선 등 다양한 혜택이 뒤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와 근로자의 환경ㆍ안전에 대한 관심 제고로 친환경 경영과 산업안전은 이러한 윤리적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하는 조건으로도 인식되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 기업경영문화에는 아직도 환경ㆍ안전을 생산과 별개로 생각하고 환경ㆍ안전에 대한 비용을 `투자`보다는 `손실`로 인식하는 경향이 아직도 일부 남아 있다. 환경ㆍ안전 개선이 생산성 향상이나 비즈니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세계 일류기업 사이에서는 상식에 가까운 이야기가 돼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물과 물고기`의 관계처럼 이제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환경ㆍ안전경영은 필수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화학산업도 환경ㆍ안전경영에 적극 나서야 하겠다.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으로 석유화학공장의 대부분이 친환경사업장으로 지정받고 석유화학공장이 들어선 지역은 청정지역으로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화학업계에서 실시하는 자발적 환경ㆍ안전ㆍ보건 개선운동(RC)에 더욱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환경ㆍ안전ㆍ보건 분야에 대해 정부와 사회가 타율적으로 기업을 규제하는 방식이 아닌 생산자가 주도하는 자율적 개선활동인 만큼 지역사회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그동안의 좋지 못했던 이미지를 개선해야 하겠다.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이달에는 `한국RC협의회`가 설립된 지 4년 만에 `APRCC`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번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 RC를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 환경ㆍ안전사고 예방 및 국민들로부터 화학산업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하고 우리 화학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발전기반을 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노기호<한국 리스폰서블케어협회장 겸 LG화학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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