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丁世鉉) 민화협 상임의장은 20일 북한의영변 5MW원자로 가동중단 이후 미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경고와 관련,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해야 하는 만큼 북한에 큰 위협은 못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안보리에 회부되더라도 초기에 의장 성명을 채택하는 정도가 될 것이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자극하기를 원치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미국에서 경제제재 가능성 얘기도 나오던데 그렇게까지 갈 수도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일방적이고 다양한 제재 차원의 조치가 추진될 가능성을 우려한 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과는 달리 한반도 같은 지정학적 위치에서는 중국이반대하고 우리도 동의하지 않는 만큼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원자로 가동중단과 관련, 그는 "핵연료봉을 꺼내기 위한 사전조치가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북한이 이러면 미국이 더 강하게 나가고 접점을 만들기 어려워지고 6자회담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장은 또 "미국이 싫어하는 것을 역이용해 초조감을 유발, 6자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것으로 사실상 벼랑끝 전술"이라며 "부시 행정부가 벼랑끝 전술을 무시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철 지난 전술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미국에 가서 구체적인 대북 제안을 미국에 요구했을 당시가 좋은기회였는데, 지금이라도 정치권이 공동보조를 취하면 정부의 대미 외교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와 함께 "북한이 우리를 인질로 잡고 벼랑끝 전술을 쓰고 있다"면서 "민족공조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걸고 들어가면서 미국과만 대화하겠다고 하고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뒤 "미국도큰 나라 답게 북한에 퇴로를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