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는 승객이 장거리 항공여행 중 겪을 수 있는 일명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심정맥혈전(DVT)에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항소법원은 에어뉴질랜드 여객기를 탔다가 심정맥혈전으로 쓰러졌던 승객이 항공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 주말 항공사측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항공사측이 치명적 상태를 겪을 수 있는 승객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행중 DVT의 위험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소송을 낸 승객 아드리엔 로드리게스는 지난 200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오클랜드까지 12시간 비행하는 에어뉴질랜드 여객기를 타고 가던 중 DVT로 쓰러졌다. 실신후 의식을 되찾았을 때 로드리게스는 말을 할 수 없었고, 오른쪽 팔을 움직이지 못했다. 병원 치료 후 회복돼 뉴질랜드로 돌아간 로드리게스는 "항공사측이 승객에게 DVT의 위험에 대해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에어뉴질랜드 대변인인 글렌 소우리는 "로드리게스씨가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타기 오래 전부터 몇년간 승객들에게 DVT에 대해 충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항공사는 비행 전 여행자들에게 항공여행 도중 운동을 권하는 비디오를 보여주며, 추가로 의료적인 권고사항을 담은 잡지를 기내에 비치하고 있다.
DVT는 다리를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았을 때 다리 깊숙이 위치한 정맥에 혈전이 형성되는 것으로 이 혈전이 떨어져 나와 혈관을 따라 돌다가 폐나 심장, 뇌 혈관을 막을 경우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한다. 비좁은 비행기 좌석에 앉아 장시간 여행하는 승객에게 발병한다 하여 일명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이라 불린다.
(웰링턴<뉴질랜드>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