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열연가 팽팽한 '힘겨루기'

JFE스틸 톤당 440弗제시 "한국 내수가격보다 낮다" 주장
국내업계 "철강가격 하락으로 채산성 떨어져…더 낮춰야"


국내 냉연사와 일본 고로사간의 열연 가격협상이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을 보여 최종 타결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일본의 JFE스틸은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 공급할 열연가격을 국내 내수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어 열연제품 가격의 연쇄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JFE스틸과 현대하이스코와 동부제강 등 국내 냉연사들은 지난달부터 1ㆍ4분기 열연가격 협상에 착수했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가격 협상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냉연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냉연가격 하락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면서 올해엔 열연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는 반면 일본측은 국내 열연 유통가격보다 오히려 저렴하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JFE스틸 등 일본 고로사들은 한국에 대한 열연코일 수출가격을 지난 해 4ㆍ4분기 평균 가격인 톤당 490달러보다 50달러 가량 낮춘 440달러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하이스코와 동부제강 등은 수익성을 확보하자면 열연가격을 톤당 300달러대까지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냉연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열연코일이 자급자족이 안 되는 바람에 일본에서 비싼 가격에 열연코일을 사들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내수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은 만큼 내수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냉연사들이 이처럼 가격 협상과정에서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철강 가격 하락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채산성을 맞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하이스코는 지난 2004년 하반기에 3,38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9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동부제강도 지난해 3분기의 147억원 영업적자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를 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측이 한국의 내수 가격을 거론하며 내수 가격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고집해 협상이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산 수입가격이 포스코의 판매가격보다 낮게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만약 일본산 열연가격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인하된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된다면 포스코 등 다른 업체의 가격수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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