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나침반] 천정과 바닥

주가는 천정에서 가장 싸게 보이고 바닥에서 가장 비싸게 보인다는 투자격언이 있는데 이러한 투자 심리는 비단 주식투자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투기 광풍 때 한 화가의 비참한 삶에서도 이러한 투자심리를 엿볼 수 있다. 노동자의 4년 치 연봉에다 자신의 그림 한 폭을 더 얹고도 비싼 줄 모르며 튤립 한 뿌리를 사들였지만 곧 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평생을 비참한 가난에 시달리다 숨졌다는 일화인데 가격이 천정일 때 가장 사고 싶어지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재테크로 부동산을 선호하는 반면 주식 투자는 1명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보도되었다. 부동산 가격이 아직 싸다는 것이 일반인들의 투자 심리 상태인 것 같은데 과연 그것이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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