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제안센터는 빛좋은 개살구?

하루 1000건 쏟아지는데 인력 부족하고 전문성 미흡
미숙한 처리 능력 도마위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달 13일부터 국민행복제안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실질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수위 측 발표에 따르면 국민행복제안센터를 통해 접수된 국민제안은 지난 2일까지 모두 2만3,734건이다. 하루 평균 1,000여건의 제안이 인수위로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그에 반해 국민행복제안센터의 접수인력 규모는 10명이 채 안된다. 지난 17대 인수위의 '국민성공정책제안센터'와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제안은 봇물처럼 밀려오는데 처리할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실제로 인수위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안의 대부분은 아직도 '접수' 단계다. 간혹 '검토' 또는 '완료' 단계로 넘어간 것도 있지만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식의 형식적인 답변이 대다수다.

인력의 전문성도 문제다. 제안센터에 자문위원∙실무위원을 배치해 관리∙감독을 맡겼던 지난 인수위와는 달리 이번 국민행복제안센터는 실무위원∙전문위원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국민들의 제안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전문인력이 사실상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행복제안센터에서 넘어온 국민 제안은 실무요원 검토 단계를 거쳐 2단계로 실무위원 검토, 3단계 전문위원 검토를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숙한 대처능력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일 오후에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해달라"는 도배글로 국민행복제안센터 게시판이 사실상 마비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성재기 남성연대 상임대표가 트위터와 인터넷TV를 통해 "(인수위 게시판에) 여성부 폐지 공격을 개시하자"고 했고 이에 동조한 네티즌들이 몇 시간 만에 수천여 건의 제안을 올린 탓이다. 이에 따라 2일까지 집계된 통계에서 여성문화분과에 해당하는 제안이 총 3,221건으로 치솟으며 교육과학분과(3,638건)와 경제2분과(3,335건)의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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