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전업종에 걸쳐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
이라크전쟁과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이익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자 보수적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반도체 장비업체인 신성이엔지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 설비투자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또 LG투자증권은 의류 소비가 올 상반기까지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한섬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LG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성장성 둔화 가능성을 들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조정했다.
증권사들은 이와 함께 효성ㆍLG애드ㆍ현대차 등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는 등 정보기술(IT) 업종부터 제조 및 소비재 업체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업종에 걸쳐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외국계 증권사도 마찬가지여서 UBS워버그증권이 최근 한국전력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고 노무라증권과 CSFB증권은 각각 신도리코ㆍKT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와 관련, 손범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투자확대나 소비자들의 구매심리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증권사마다 기업들의 예상이익이 낮추면서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도 하향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소비 및 IT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대로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의 상향조정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