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KDI 연구위원 "대증요법 불과… 日사례 반면교사 삼길"

■ 추경 찬반 논쟁
불가피하게 추경하더라도 피해 산업 지원 국한해야

/=연합뉴스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김성태(사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거시경제적 영향에 대해 이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김 연구위원이 추경에 부정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책은 대증요법에 불과하다는 것. 무엇보다 그는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인가. 지난 1990년대 수차례 대규모 추경을 했지만 결국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재정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일본의 사례를 잘 봐야 한다"며 "예전에 비해 효과도 크지 않은 추경을 통해 일순간 지표를 좋게 만들 수야 있겠지만 그 달콤함에 빠지면 일본처럼 반드시 관철해야 할 구조개혁에 소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 20.7%에 달했던 재정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6.7%로 4분의1토막이 났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 성장에 지대한 기여를 해왔던 재정의 역할은 최근 들어서는 사회안전망 구축으로 중심점이 이동했다"며 "국민연금 등 국민노후보장제도의 최후의 보루 성격이 짙어진 재정의 건전성이 악화한다면 오히려 경제주체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위원은 "만약 불가피하게 추경을 하더라도 세입 경정과 메르스 확산에 영향을 받은 산업에 재정지원을 국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출이 꺾인 것과 내수가 지지부진한 것이 메르스 때문만은 아닌 만큼 냉정하게 따져서 재정적자를 불러오는 대규모 추경은 지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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