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에듀케이션 3.0' 주입식 강의 기존 틀 깼다

AV시스템·글래스보드 등 활용… 온라인 강의·강의실 수업 병행
시공간 제약없이 맞춤학습 가능

KAIST 교수와 학생들이 에듀케이션 3.0 전용강의실에서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AIST

KAIST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에듀케이션 3.0 프로그램'이 전통적인 주입식 강의의 한계를 극복한 자기 주도적 교수학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듀케이션 3.0은 교수학습의 질과 효율성 제고를 통한 창의적 과학 인재 양성을 목표로 KAIST가 개발한 학습자 중심 디지털 교육시스템이다.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강의와 강의실 수업이 병행되는데 시공간의 제약 없이 수준별 맞춤학습이 가능하며 토론에 기반을 두고 교수와 학생 또는 학생 간의 상호 통합적 학습이 이뤄진다는 게 핵심이다. 선진대학들과의 강의 및 콘텐츠 공유에 의한 협력학습도 가능하다.

KAIST는 이를 위해 영상추적시스템, AV시스템, 원형 책상, 글래스 보드 등 최신 시설을 갖춘 전용강의실을 구축했으며 온라인 강의 학습플랫폼인 KLMS(KAIST 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KLMS에 접속해 교수가 사전에 준비한 강의영상과 슬라이드, 온라인 실험, 외부 동영상 등 디지털 자료를 반복 학습하는 것은 물론 궁금한 사항을 질문할 수도 있다. 과제도 온라인으로 제출한다. 강의실 수업의 경우 온라인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과 발표, 그룹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최소 주 1회 이상 진행된다.

이태억 에듀케이션 3.0 추진단장은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려면 교수학습 패러다임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에듀케이션 3.0은 토론·발표·실험·사례연구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미래지향적 학습법"이라고 강조했다.

KAIST가 이처럼 교육시스템 혁신에 주력하는 것은 대량교육에 최적화된 기존의 일방적인 교육학습법이 미래 사회와 기업이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 육성에 부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MIT가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중심으로 자율학습 콘텐츠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등 전세계 일류대학들도 다각적인 교육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에듀케이션 3.0에 대한 KAIST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설문조사 결과, 일반 과목에 비해 강의 평가와 만족도가 높게 나왔다. 수업에 대한 이해도 역시 월등히 높았다.

이 단장은 "상호작용 학습은 학생들의 집중력과 체계화된 논리구조 형성에 큰 도움을 준다"며 "인문계에 비해 소극적인 이공계 학생들을 능동적으로 변화시켜주는 인성교육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해 KAIST는 총 62개 과목을 에듀케이션 3.0으로 진행했다. 내년에는 120개 과목으로 확대하는 등 대상 과목을 지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또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대학, 대만국립대학,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독일 아헨공대 등과 실시간 공동강의 컨소시엄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대덕=구본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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