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연착륙 여부놓고 논란

美 경기 연착륙 여부놓고 논란 메릴린치 긍정적전망에 FT선 "실패가능성"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내년 미국 경제는 연착륙(소프트랜딩)에 성공하고, 이에 따라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에 유로화 강세,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것이며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은 내년 상반기에 0.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드랜딩)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지난 5일 강연에서 미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둔화를 인정하면서 연착륙을 위한 금리인하를 시사했지만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지만 연착륙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메릴린치는 6일(현지시간) '2001년 세계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히고 , 내년중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내년에 1,720포인트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져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의 마틴 울프는 6일자 칼럼에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울프는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FRB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성장률이 급락하면서 개인부문의 적자가 너무 커진 점이 불황으로 빠져들 가능성, 달리 말해 경착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미국 민간부문의 저축은 지난 86~93년 평균보다 4.5%포인트나 줄어든 국내총생산(GDP)의 13.4%에 불과한 반면 민간부문 투자는 3.3%포인트 증가한 18.5%에 이르고 있다. 이는 장기간의 주가상승으로 인해 민간부문이 저축보다는 투자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울프는 경기의 급격한 둔화와 이에 이은 주가 하락은 민간부문의 적자에 따른 위험성을 노출시켜 소비위축과 이로 인한 불황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지않으면서 민간부문의 적자를 통제할 수 있는 묘안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는게 울프의 결론이다. 그린스펀 의장도 경기둔화세가 너무 급격한 점은 인정한다. 6일 발표된 베이지북(미국 지역 경제보고서)도 경기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그린스펀은 5일 강연에서 최근 경기둔화가 98년 상황보다 나쁘지 않다고 강조, 연착륙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FRB는 아시아와 러시아 위기,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의 부도 등이 겹쳤던 98년 당시 세 차례의 금리인하를 통해 난국을 수습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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