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애호가인 아버지 덕분에 전시로 요셉의원을 도울 수 있게 됐어요. 이번 전시로 기부문화가 우리 사회에 더 많이 퍼졌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서울 문래동에 문을 연 비영리 전시공간 '솜씨'에 영등포의 무료병원인 요셉의원을 돕기 위한 자선 전시가 열린다. 미술계 인사가 아닌 올해 18세의 평범한 고등학생이 전시를 기획했다는 데 눈길이 간다. 주인공은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건중군.
그가 요셉의원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지난 2004년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후에도 방학 때마다 요셉의원을 찾아 봉사해온 그는 "처음에는 큰 뜻을 두지 않았지만 유학을 하면서 미국은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시스템이 사회 전체에 배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빵과 우유를 더 달라던 환자의 표정을 잊지 못해 자선기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러 방법을 고민하던 김군의 머리를 스친 것은 전시였다. 그는 "아버지를 따라 자주 다닌 전시회에서 작가들과 큐레이터들도 만나면서 전시 기획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위해 선뜻 작품을 내놓은 작가들은 노준ㆍ정수진ㆍ이민혁ㆍ김기라ㆍ천성명 등 이른바 미술계의 블루칩들이다. 그는 일일이 작가를 찾아 취지를 설명하고 작품을 받았다.
김군이 기획한 전시는 '작전명:요셉의원을 도와라'라는 이름으로 오는 18일부터 9월7일까지 열린다. 김군이 섭외한 작가 외에도 권오상ㆍ김동유ㆍ이동욱ㆍ이상원ㆍ이세현ㆍ이형구까지 11명이 참여하며 작품 수익금은 전액 요셉의원에 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