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적발된 성원토건그룹 등 6개 기업주의 비리행위는 그동안 경제성장의 이면에서 광범위하게 저질러온 기업비리의 집성판이라 할수 있다.
6개 기업 모두 분식회계를 통한 사기대출은 기본이고, 임금 과대계상 등으로 광범위하게 비자금을 조성하고 횡령을 일삼았다. 특히 회사가 부도나는 당일에 회삿돈을 빼돌려 자녀 유학비, 호화주택 부지구입비 등으로 사용한 사례는 땅에 떨어진 기업가의 윤리의식을 보여준다.
아울러 금융기관을 인수한뒤 국민들이 한푼두푼 모은 예금을 자기 돈처럼 퍼다 쓴 행태는 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엄격히 분리해야 하는지 경종을 울리고 있다. 결국 이들 6개 기업이 종금사 등을 사금고처럼 악용하거나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사기대출을 받았다가 부실화된 채무액수만 무려 5조8,495억원에 이르게 됐다.
막대한 부실채무를 떠안게된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국민들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천문학적인 금융손실을 입힌 기업주들은 회삿돈을 빼내 자기배 불리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앞으로도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HㆍSㆍG사 등 부실기업에 대한 수사를 계속 벌여 엄벌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기업회생으로 채무를 모두 변제하거나 은닉재산을 자신신고해 기업회생에 협력하는 경우에는 관용을 베풀 방침이다.
◇ 회삿돈 빼돌려 호화생활=성원토건그룹의 김성필 회장은 지난 97년 7월 부도가 임박하자 성원기업 자금 47억5,000만원을 시주명목으로 통도사 명의 계좌로 송금해 빼돌렸다. 또 김 회장은 2001년2월~6월 화의중인 은하주택(전 성원토건) 자금 60억원을 횡령해 타인명의로 포항터미널 주식을 샀다. 이렇게 은닉한 김 회장의 재산은 634억원에 달한다.
2000년 12월부터 도피생활을 한던 김 회장은 올 1월부터 성북동 호화저택에 은신하다 지난달 검거됐다. 이 호화주택은 대지 703평에 건물이 2개로 시가가 100억원이 넘는다. 집주변에 CCTV가 16개나 설치돼 있고, 지하에는 실내골프연습장까지 갖추고 있었다. 여기서 김 회장은 고급차 5대와 경비원 등 5명을 두고 초호화생활을 즐겼다.
성원그룹의 전윤수 회장도 지난 99년 4월 부도당일에 계열사 토지매각대금 14억원을 빼돌려 성북동에 호화주택을 짓고 자녀 유학비용으로 썼다. 호화주택의 명의는 고문 법무사로 했다가 전 회장은 강제집행면탈 죄도 짓게 됐다. 전 회장은 또 97~99년 3년간 회사에 근무하지 않은 처에게 급여로 1억2,396만원을 지급토록 하기도 했다.
동아그룹의 최원석 회장 역시 처, 모친 운전기사 등 19명에 부당하게 급여를 지급했다. 또 전처인 배인숙씨에게 위자료 24억원을 주기 위해 자기 소유의 17억 상당 건물을 회사가 24억원에 고가매입토록 해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
◇분식회계로 사기대출=회계장부를 조작해 사기대출을 받는 일은 어느 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동아그룹은 95~96년 1조2,200억원 상당의 자산을 과대계상해 6,000억원을, 성원그룹은 순이익을 부풀려 회계분식으로 4,467억원을 사기대출받았다. 또 한신공영과 충남방적, 센추리 등은 각각 1,865억원, 1,300억원, 450억원을 불법대출받았다. 비자금 역시 이번에 적발된 6개 기업 모두 조성했다가 적발됐다.
◇ 종금사 사금고화=선원토건그룹과 성원그룹은 공히 종금사를 인수한뒤 돈을 마음대로 갔다 쓰다가 갚지도 못하고 부도가 났다. 성원토건그룹은 97년3월 한길종금을 인수뒤 97년4월~98년5월 상환능력이 없는 성원기업등 명의로 4,200억원을 부당대출받았다. 이러던 중 한길종금 노조원들이 비리폭로를 협박하자 김성필 회장은 성원기업 자금 100억원을 횡령해 노조원들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성원그룹 전윤수 회장도 95년9월 대한종금을 인수한뒤 99년4월까지 총 9,882억원 대출 받았다. 그러나 대한종금은 부실채무 누적으로 99년11월 파산, 예금보험공사가 99년6월~2004년1월 무려 3조361억원의 예금을 대지급했다. 이중 9,569억원에 회수돼 공자금 회수율은 31%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