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9년 쿠바 공산주의 혁명 이후 50여년간 중단됐던 미국과 쿠바 간 직통 우편 서비스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형인 피델 카스트로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라울 카스트로의 개혁ㆍ개방정책이 속도를 더하는 가운데 미국과 쿠바 간 적대관계도 완화될지 주목된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이번주 내에 미 정부 대표단과 쿠바 정부 대표가 만나 우편 서비스 재개를 위한 회담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쿠바와 미국 국민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자유로운 정보교류를 지향하는 미국 정부의 방향과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양국 정부는 1963년부터 직통 우편물 배달을 중단시켰지만 제3국을 통한 우편물 배달은 허용해왔다.
사키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쿠바에 대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쿠바 내에서 개혁ㆍ개방 바람이 불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도 관계정상화 의지를 밝혀 양국관계에도 화해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AP통신은 "적대적인 상태의 양국 정부가 회담을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한 뒤 "이 같은 만남이 더욱 중요한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며 "양국 간 관계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올 2월 라울 정권은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태어나 포스트 혁명세대로 분류되는 미겔 디아스카넬을 국가서열 2위인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에 임명하는 등 40~50대의 젊은 피를 대거 최고지도부에 입성시켰다. 이는 사회주의 경제 시스템에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등 개혁조치를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쿠바 정부는 올 1월에도 5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자유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