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삼성동 한전 사옥에서 열린 동반성장주간 행사에 참석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과 홍석우 지식경제부장관이 나란히 앉아 환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동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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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남이었지만 분위기는 훈훈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사옥에서 열린 '동반성장 주간 개막식'에서 만나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장관 취임 이후 첫 대외행사에 참석한 홍 장관은 전일 국회에서 비준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법안과 동반성장 정책을 연결시키며 "한미 FTA는 국가 간 동반성장이고 동반성장은 이제 시대적인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과 정 위원장의 이번 만남에 관심이 쏠린 것은 그간 지경부와 동반성장위가 초과이익공유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 동반성장 정책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올해 초 정 위원장이 제시한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당시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비현실적인 발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는 정 위원장의 사퇴표명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최 장관이 물러날 때까지도 둘은 끝내 만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 신임 지경부 장관과 정 위원장은 수시로 귓속말을 주고받는 등 친근한 모습을 과시했다.
당초 행사 전 두 사람은 따로 환담을 계획했지만 오전8시 한미 FTA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리면서 취소됐다. 행사장에 늦게 도착한 홍 장관은 자리에 앉자마자 정 위원장에게 양해를 구했고 정 위원장은 축사를 마치고 내려오는 홍 장관에게 "열심히 할게요"라고 화답하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둘 사이의 담소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약 30여분간 이어졌다.
한편 홍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한미 FTA와 동반성장 정책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홍 장관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며 "동반성장도 이제 기업들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립을 빚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성과공유제와 초과이익공유제가) 기본적으로 철학이 같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매우 각별한 사이"라며 "조만간 또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