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 참전용사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직후 보은 메달을 대신 받은 딸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미군 퇴역군인 루디 게레로벨루오미니의 딸 카르멘은 비무장지대(DMZ)의 폐(廢)철조망을 녹여 만든 보은 메달을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퇴역군인 단체 사무소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전달 받았다. 이 메달은 분단과 전쟁을 상징했던 DMZ의 낡은 철조망을 허물고 녹여서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어 국내외 참전용사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하는 기념품이다. 정전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지난 2013년 포스코의 지원을 받아 25만개를 제작했다.
루디는 참전 58년 만인 지난 2009년 미국 정부로부터 한국전 당시의 전공을 인정받아 동성무공훈장을 받았다. 카르멘은 "그(아버지)가 한국전에서 복무한 지 58년 뒤인 2009년이 돼서야 동성무공훈장을 받아 그의 노고가 인정됐다"며 "오늘도 참석해주신 여러분 덕택에 우리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이번 메달 전달 행사를 불과 여드레 앞둔 이달 15일 세상을 떠났으며 가족들은 이 행사가 열린 이날 장례식을 열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조지프 아부슬먼, 스탠리 기리, 윌리엄 웨게너, 잭 윌슨, 헨리 자태리언 등 5명은 본인이 직접 메달을 받았으나 페드로 로사와 루디 등 2명은 이미 별세해 가족이 대신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연방하원의원은 "'감사하다'고 말하는 데 너무 늦은 때는 결코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한동만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는 "참전용사들의 영웅적 행위와 용기와 희생 덕택에 한국이 이처럼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다"며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