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서울시내 아파트나 대형 빌딩, 운동장등의 지하에 대량의 빗물이 저장돼 지하수 보존 등 친환경적 용도로 쓰이게 된다.
서울시는 빗물관리 시설의 구축과 운영을 위해 관련 조례를 신설하고 별도의 `빗물관리 기본계획'을 수립,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조례 및 기본 계획의 주요 목적은 지금껏 쓸모없다고 여겨져 온 빗물을 친환경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내 지표면이 콘크리트로 뒤덮이면서 빗물의 대부분이 하수관으로 흘러들고 있다"며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증발하는 빗물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땅속으로 스며드는 빗물이 줄면 지하수가 보전되지 않아 하천이 마르고, 공기중으로 증발되는 빗물이 줄어 들면서 도시의 `열섬 현상'도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위험을 인식하고 일찍부터 빗물관리시설을 도심 곳곳에 설치, 운영하고 있다.
시는 대형 건축물 지하에 대용량의 빗물 저수조를 만들고, 빗물 배수관 역시 미세한 구멍이 뚫린 침투형 도랑으로 설치해 빗물이 땅 속에 많이 스며들도록 할 계획이다.
빗물 저수조가 설치되는 곳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대형 빌딩, 종합운동장, 주차장, 공원, 학교, 공공청사 등이다.
저수조 설치는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이지만 대형 건축물의 경우 대부분 시의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의 권고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스타시티 주상복합(저수용량 3천t),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아파트(1천800t),상암동 KBS미디어센터(500t), 서울대 신축건물(600t) 등에는 지하 저수조를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이다.
시는 나아가 소규모 주택 등에서 빗물 저수조를 설치할 경우 설치 비용을 지원해 줄 방침이다.
송웅기 시 수질과장은 "청계천 복원 이후 여러 구에서 하천 복원 등에 힘쓰고 있지만 지하수 고갈로 하천의 건천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서울을 친환경 도시로만들기 위해서라도 빗물의 체계적 관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