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이상훈(33ㆍSK)이 성적부진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유로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SK구단은 2군에 내려갔던 이상훈이 “더이상 심적인 부담을 견딜 수 없는 상태에서 계속 야구를 하는 것은 동료들이나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은퇴를 결심했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구단측에 은퇴의사를 전달하고 2군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던 이상훈은 이날 열린 구단측과의 최종면담에서도 이를 번복하지 않았다.
SK는 일단 시간을 두고 이상훈의 마음을 돌려보겠다는 방침이지만 본인의 의사가 워낙 확고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상훈이 구단측에 밝힌 사유는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과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렵다는 것. 이상훈은 구단측에 “팀과 동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더 이상 공을 던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조범현 감독은 “만류했지만 본인의 은퇴 의사가 완강했다”며 “올 시즌 구위가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고 컨디션이 들쭉날쭉했던 것 뿐인데 이렇게 은퇴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1993년 당시 최고 계약금인 1억8,800만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던 이상훈은 지난해 말 이순철 신임 LG 감독과 취미생활인 기타연주를 놓고 갈등을 빚은 뒤 올 초 SK로 트레이드됐다.
SK 입단 당시만 해도 팀을 우승으로 이끌 주역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막상 시즌에 들어서자 팀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잇단 구원실패로 이상훈은 결국 5월25일 2군으로 내려갔다. 시즌성적은 3세이브3패에 방어율 5.14.
이상훈은 개인통산 98세이브로 100세이브에 2개만을 남겨뒀지만 끝내 100세이브 고지를 밟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그가 국내 프로야구에 남긴 성적은 71승40패 98세이브 방어율 2.56이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