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윤진식-사공일 삼각축으로 주요 경제라인 형성

[한국의 新人脈] <3부> 관료사회를 파헤친다 1. 現경제팀 인맥지도
기수·학연·지연 얽힌 거미줄 인맥… 기획력·돌파력 갖춰 실력파 인정
'정권창출 지분' 강만수 특보가 핵심… 윤진식의원도 폭넓은 친분관계 보유
사공일 위원장은 '글로벌 마당발'


인맥(人脈)의 핵심은 관료다. 행정고시 기수라는 서열관계에 학연ㆍ지연 등이 얽히고 ?霞?어느 인맥보다 견고하다. 특히 인사교류가 없었던 과거 인사체계는 "나 누구 밑에서 일하 다 배웠어"라는 말로 공공연한 라인을 만들었다.

경제관료의 인맥은 새 정부에는 계륵(鷄肋)이다. 정권 인수 후 새로운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복지부동의 자세는 곱게 봐줄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도 집권 초기 경제관료에 부정적이었다. "재정부 조직을 슬림하게 하라고 했더니 태스크포스 만들어 잉여인력을 모아놨다. 이러니 모피아란 소리를 듣는다"는 말은 경제관료 인맥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부정적 생각은 금융위기를 거치며 180도 변했다. 지난해 11월 권혁세 금융위 사무처장의 부위원장 승진은 이 대통령이 그렇게 싫어하던 모피아의 부활을 예고했다. 민간출신의 금융위 장악은 1년도 안 돼 실험으로 막을 내렸다.

8ㆍ8개각은 주요 경제라인을 관료출신으로 바꿨다. 그나마 남아 있던 정치권 장관인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도 당으로 돌아갔다. 물론 최 장관도 경제관료(행시24회) 출신이다.

왜 정권은 경제관료 인맥을 곱지 않게 바라보면서도 버리지 못할까. 경제관료가 위기관리에 강하다는 기술적인 점을 제하고도 인맥 자체의 폭이 넓다. 거미줄처럼 얽힌 인맥과 상명하복으로 단련된 팀워크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누구보다도 빨리 파악하고 실천한다.

그렇다고 경제관료 인맥을 모피아다, 누구 사단이다라고 비난할 것만은 아니다. 분명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사무관 시절부터 단련된 기획력과 판단력,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돌파력은 한국의 어느 인맥보다 뛰어난 실력파 인맥으로 꼽힌다.

현 경제관료의 인맥은 크게 이명박 정권 창출 지분에 따라 나눠진다. 정권 창출의 지분을 가진 경제관료 인맥의 핵심에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 위원장 겸 경제특보가 있다. 강 위원장은 소망교회 소모임 '소망교회 금융인 선교회'로 활동하며 대통령과 20년 넘게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MB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물러나고도 바로 경제특보로 복귀한 것은 이 대통령의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 보여준 셈이다.

강 위원장은 지난 1970년 행시 8회로 공직에 발을 디딘 정통 경제관료로 재무부 보험국장, 이재국장, 관세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재경원 차관 등을 거친 세제통으로 알려져 있다. MB정부 감세정책의 논리를 만들었다. 정통관료로 지내며 보여준 카리스마는 후배들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는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서울대 법대 동기이고 김종창 금융감독원장과는 행시 동기다. 최중경 경제수석,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등은 아끼는 후배다. 현재 재정부 내 실국장들은 대부분 강 위원장이 장관시절 주요 보직에 있던 사람들이다. 임종룡 차관, 류성걸 차관, 강호인 차관보, 구본진 재정업무관리관,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 등을 비롯해 국장급들도 다수 포진하고 있다.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재보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윤진식 의원은 경제관료 출신이면서 강위원장과는 또 다른 인맥을 형성한다. 재무부에서 출발해 차관을 거친 후 산업자원부 장관을 거치며 현 재정부 인맥은 다소 약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대학(고대 경영) 선후배 사이인데다 대통령실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을 지내며 경제관료 인맥의 꼭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일하는 스타일, 차가울 정도로 원칙에 충실한 자세, 내세우기보다 소리 없이 일을 처리하는 능력 등은 선후배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임종룡 차관, 이재훈 지경부 장관 내정자,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등이 윤 의원을 따른다. 하지만 관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대부분 경제관료들이 윤 의원과 연을 닿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잊혀진 인맥의 화려한 복귀가 사공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장. 1983년~1987년 5년간 경제수석을, 5공 말기와 6공 초 재무장관을 지낸 이력에서 보듯 사공 위원장의 인맥의 폭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물론 현 경제관료들과는 워낙 차이가 많이 나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G20 이후 성과를 바탕으로 그가 형성할 인맥도 무시할 수 없다.

이창용 G20기획단장을 중심으로 현 G20 멤버들의 영전이 사공 위원장의 새로운 경제관료 인맥의 핵심이 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사공 위원장의 글로벌 인맥은 누구도 무시하지 못한다. 폴 볼커 오바마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 프레드 버그스턴 피터슨 연구소장, IMF 부총재를 지낸 앤 크루거 스탠퍼드대 교수,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 등과는 오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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