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지휘봉은 누구… 오바마 차기 연준 의장 인선 착수

가이트너 전 재무 1순위 올려
첫 여성이나 흑인 탄생할 수도

재닛 옐런

로저 퍼거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후임 물색에 착수했으며 이는 오바마 집권 2기의 가장 중요한 인선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차기 연준 의장은 초저금리 기조 및 대규모 돈풀기와 같은 양적완화를 축소 내지 중단하는 임무를 맡게 돼 어느 때보다 막중한 부담을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올해 초 공직을 떠나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을 1순위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이트너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고사하고 있어 지명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바마의 인사 스타일상 당사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수락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버냉키 의장에게 3연임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버냉키가 수차례나 이번을 마지막으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혀온데다 공화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아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바마 행정부 초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경제정책에 대한 지식과 경륜 측면에서 물망에 올랐으나 독특한 성격 때문에 연준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여성인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과 흑인인 로저 퍼거슨 전 부의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역사적ㆍ상징적 의미가 있는 인사를 선호하는 만큼 이들 중 한 명을 낙점해 사상 최초의 여성 연준 의장이나 첫번째 흑인 연준 의장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버냉키 의장이 2일(현지시간) 자신이 몸담았던 프린스턴대에서 비공개 연설을 해 그의 향후 거취가 가려질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버냉키 의장이 공직에 나서기 직전인 지난 2002년까지 경제학과장으로 재직했던 프린스턴대에 11년 만에 컴백, 학위수여식 관련 행사에서 강연을 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힌트를 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3연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본인은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라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데다 과거 프린스턴대 강단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적도 있다.

프린스턴대 동료교수들은 버냉키 의장의 복귀를 바라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지인들도 그가 워싱턴에 남아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일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과 공동 저술작업을 했던 마크 거틀러 뉴욕대 교수는 "(버냉키는) 연준 의장으로서의 지난 8년간 경험을 토대로 책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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