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구계획 주요내용총부채 연내 52조서 31조로 감축
현대가 26일 발표한 자구실적 및 계획안은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고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는 『현대건설을 포함한 그룹 내 계열사의 재무상태가 모두 안정적』이라며 『계열사의 경영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의 이번 계획에는 지배구조 개선, 계열사 추가 매각 등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시장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추가 자구내용=현대는 4조6,000억원의 자구계획과 계열사 이익 등을 통해 모두 12조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당초 6,007억원보다 9,000억원이 늘어난 1조5,000억원의 자구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현대전자가 1조6,366억원, 현대중공업 3,142억원, 현대상선 3,820억원, 현대자동차 2,721억원, 현대석유화학 1,500억원 등 14개 계열사가 4조6,000억원을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는 지난 5월 자구계획을 발표한 이후 2개월 동안 당초 계획한 1조67억원을 22% 초과하는 1조2,280억원의 자구실력을 올렸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25일 현재 1,470억원의 자구를 달성했으며 이는 당초 계획의 24.5%에 해당할 만큼 양호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400만달러를 투자한 방글라데시 시멘트공장을 8월 중 4,000만달러에 매각하고 유가증권과 광화문 사옥 매각을 통해 차입금 규모를 지난해 말 5조2,000억원에서 연말까지 4조1,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구조조정 및 외자유치 성과=현대는 올해 21조5,068억원의 부채를 감축해 총부채 규모를 지난해 52조5,773억원에서 31조705억원으로 줄여 부채비율을 166%까지 끌어내리기로 했다. 계열사수는 하반기 중 15개를 정리해 7월 말 현재 36개에서 21개만 남기기로 했다.
티존코리아·현대에너지·현대석유화학·현대엘리베이터 등 4개사를 매각하고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정공 등 11개사를 계열분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대는 지난해 총 26억7,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데 이어 올해에도 27억7,400만달러를 유치할 예정이다.
올들어 7월 현재 총 9억5,800만달러의 외자유치에 성공했으며 현재 현대석유화학이 유럽계 회사 등 3개 업체와 외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현대정보기술·현대오토넷·현대택배·현대생명 등도 외국계 기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는 지금까지 대한알루미늄 지분매각을 통해 2억4,8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것을 비롯해 현대전자의 자사주 매각과 현대상선의 보유주식 매각을 통해 각각 6억달러, 1억1,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또 현대투신증권이 지난달 22일 미국 AIG사·W 로스사·캘리포니아연기금센터 컨소시엄과 지분매각 및 유상증자를 통해 총 8억달러의 외자를 도입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하고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업투명성 제고=현대는 최근 현대중공업과 현대전자가 CIBC사로부터 들여 온 외자와 관련해 논쟁을 벌이는 것이 경영투명성이 그만큼 제고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회사는 사외이사들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 강력한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이같은 맞소송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는 이같은 사례는 이사회 중심 경영이 이미 정착단계에 들어섰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독립경영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이달들어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택배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50% 선임하는 등 올해에만 15개사에 사외이사 과반수를 선임한 데 이어 현대종합상사·현대미포조선 등 나머지 9개 회사들도 다음 주총에서 모두 사외이사 과반수 선임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입력시간 2000/07/2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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