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 새 문화] (끝) 달라지는 근로의식

[닷컴기업 새 문화] (끝) 달라지는 근로의식네오위즈의 장병규 부사장은 요즘 한 가지 고민에 빠져있다. 직원수가 30여명에서 10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직원 개개인의 업무 성과를 파악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성과급을 통해 연봉제를 실시하는 벤처로서 실적 파악은 생명인데...』 대부분의 벤처기업 경영자들이 하는 말이다. 또 있다. 회사가 기반을 잡아가자 직원들 스스로도 업무영역을 좀더 명확하게 구분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창업 초기에 네일 내일 구분없이 일했는데 이제는 자신이 맡은 일 외엔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다른 일을 맡게 되면 그 일에 맞는 직책을 갖길 원한다. 자신의 경력관리를 위해서다. 장병규부사장은 『회사 규모는 중견기업 수준인데 조직관리 기법은 벤처수준인 곳이 많다』며 『직원들의 업무 구분과 그에 맞는 성과 측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닷컴기업들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미래가치」를 보며 밤을 낮삼아 일하는 것은 벤처의 전형적인 모습. 하지만 기업환경의 변화는 이런 모습도 바뀌고 있다. 요즘 닷컴의 직원들은 「하늘에 나는 새 두 마리보다 내 손에 쥔 한마리가 더 가치있다」는 서양 속담을 실감하고 있다. 스탁옵션에 대한 허와실이 드러나면서 그 것이 미래의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 3R에 근무하는 권모씨는 『최근 적잖은 스톡옵션을 조건으로 유력 벤처로 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았으나 별 매력을 못느꼈다』고 말했다. 스톡옵션보다 당장의 보상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자금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근무환경에 대한 벤처인들의 달라지는 의식의 전형은 노조의 결성.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M사에 노조가 등장했고, 운동권 출신의 기업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 닷컴위기론이 심화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면서 생산성이 낮아지고 있다.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위한 적극적인 대책은 여기서 비롯된다. 시큐어소프트는 얼마전 복리위원회를 만들어 직원기살리기에 나섰다. 10인 이상으로 구성된 사내 동호회 지원, 인센티브제 도입, 주택대출 지원, 기숙사 운영, 100만원 치과 의료비 지원등이 그 내용이다. 나눔기술은 유상증자 지분을 계약직과 정규직 구분없이 일률적으로 나눠졌다. 근속연수등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보통의 예와 다르다. 『벤처가 어려울수록 직원들의 사기를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람을 다룰줄 아는 CEO의 자질이 필요한 시점이다.』 팬택기술금융의 오경준 사장의 말이다. 김창익기자WINDOW@SED.CO.KR 입력시간 2000/07/20 19:21 ◀ 이전화면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