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에서 보면 해당 방송은 잘한 것" "우리 국민이 세계를 상대하지않고 너무 국수주의적이다"
입력 2005.11.27 09:00:10수정
2005.11.27 09:00:10
"황우석 박사팀이 억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학기술계에서 국수주의적인 시각은 곤란하다."
이상희(李祥羲) 대한변리사회 회장(전 국회의원. 전 과학기술부장관)이 26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한국 특파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최근 황 박사팀의 난자의혹파문에 대해 일갈했다.
이 회장은 "황 박사팀이 억울하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우리는 IMF를 당했을 때도 억울해했다"면서 "이 문제는 억울한 차원에서 다루기 보다는 (과학계도) 국제사회의 정치역학 관계를 고려하고 넓게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깨우쳐줬다"고 밝혔다.
지적재산권이나 국제 규정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서구 선진국들이 한국의 기술력을 억누르려는 기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최근 황 박사의 난자 채취 의혹과 관련한 모방송 보도를 놓고국민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큰 틀에서 보면 해당 방송은 잘한 것이며 마땅히 했어야 옳다고 본다"면서 "우리 국민이 세계를 상대로 하지 않고 너무 국수주의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보도가 사건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점은 있지만 일단 짚고 넘어가지 않을 경우 향후 결정적으로 사안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 "독도의 경우처럼 떠들수록 우리에게 좋을 게 없으며 (민감한 대응이) 오히려 황 박사를 불리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황 박사는 보도가 나간후 더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탄핵을 받은뒤 노 정권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과 비슷하다"며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황 박사팀의 연구성과를 사업화하는데 미국 유수 기업과 손잡는 것도이익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제일 큰 회사가 지분 10~20%만 갖고 월드마켓을 커버할 수 있다면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서 "그(미국) 사람들이 모든 로비를 다해주고 보디가드까지 다해주니까 절대 파이만을 키워나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황 박사가 난자 논란으로 '네이처' 등 과학전문지로부터 불신을 받고 연구성과가 빛을 잃게 될 우려에 대해서는 "영국의 경우 유럽연합(EU)과 달리 특허성과 윤리성을 분리해 심사하고 있고 우수한 연구업적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밖에 이 회장은 "앞으로 국제사회는 기술 수출이 중요하다"면서 "일본처럼 지적재산입국을 선언하고 도쿄국립대학을 지적재산생산공장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임의단체에 불과한 대한변리사회를 조속히 법정단체로 바꾸는것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변리사회는 법정단체 수준을 넘어 여야 의원들이 후원단체까지 결성해 지원해주고 있다"면서 "법정단체가 돼야 새로운 지적(知的) 패러다임에 맞게 변리사들을 계속 훈련시킬 수 있고 지재권에 대한 위상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