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변화·개인주의 반영한 '선물' 들 불티 요가·수지침등 건강관련 서적도 꾸준한 인기 "참신한 기획·알찬 정보가 베스트 셀러 비결"
입력 2004.06.14 17:48:36수정
2004.06.14 17:48:36
‘시대적 상황변화와 독자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담아라.’ 이것이 계속되는 출판불황 속에서도 베스트 셀러와 스테디 셀러 책의 비결로 나타났다.
14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우리중심’의 시대에서 ‘나 중심‘의 시대로 바뀐 개인주의적 세태에 맞춰 출간한 ‘한국사이야기’(한길사刊), ‘선물’(랜덤하우스중앙刊) 등이 3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또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골라 시리즈로 기획 출간한 ‘하룻밤에 읽는…’, ‘…30분’ 등 연작 출판물들의 경우는 꾸준하게 판매돼 최고 50만부를 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베스트 셀러와 스테디 셀러의 성공비결에 대해 출판 전문가들은 “시대상황에 맞게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새로운 기획력과 디자인으로 알차게 담아낸 점”을 꼽았다. 특히 역사 부문의 대표적인 베스트 셀러로 손꼽히는 ‘한국사 이야기’는 지금까지 나온 역사책과 달리 서민들의 생활사를 쉽게 써내려 갔다는 것이 성공 비결이다.
강옥순 한길사 주간은 “왕과 귀족들의 정치사 외에도 서민들의 생활사가 포함돼 역사 속에서 나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독자들의 관심을 끈 배경” 이라고 말했다.
또 15만권 이상이 팔린 어린이 경제동화 ‘예담이는 12살에 1,000만원을 모았어요’(명진출판刊)도 실존인물을 등장시켜 성공을 거뒀다. 평범한 아이인 예담이가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부모들에게 관심을 끌게 되면서 ‘내 아이도 경제교육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도록 한 것이 성공비결이다.
연재물로 스테디 셀러의 위치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 책들도 많다. 건강과 웰빙 바람을 타고 2000년 처음 기획된 ‘30분 시리즈’(넥서스刊)가 그것. 이 시리즈물 중 처음 발간된 ‘수지침 30분’ 은 지금까지 30만부 이상이 팔렸다. 이어 최근에는 ‘요가 30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인숙 넥서스부장은 “교과서 형식에서 벗어나 초보자들도 책을 보면서 곧바로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며 쉽게 돼 있다”며 “웰빙의 열기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기세라 이에 관련된 실용서는 아직 개발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2000년 출간된 중학생을 위한 학습 교재인 ‘투탑’시리즈(디딤돌刊)도 중학생 교재로는 드물게 수학이 10만부이상 팔렸다. 김재광 팀장은 “극소수인 상위권 학생이 아닌 중ㆍ하위권 학생을 위한 교재로 제작한 것이 인기의 비결 ”이라며 “학원을 대상으로 학습교재의 니즈를 파악하고 강의에 가장 적합한 교재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국내 출판업계가 불황의 이유를 책 안 읽는 독자와 시대의 변화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며 “독자들의 사고가 바뀌고, 디지털 영상이 지배하는 시대적 변화를 파악하고 필요한 책을 발간해야 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