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디스크(CD)를 읽는 일에서부터 수술시 절개도구로, 홀로그래피, 광(光)통신, 핵융합로 연구에까지 많은 응용분야를 가진 빛이 있다. 빛의 마술사, 레이저(LASERㆍ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다
일반적인 가시광선은 파장이 다른 여러 빛이 섞여 있는 데 반해 레이저를 통해 나타나는 빛은 단 한가지 파장만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가시광선에 비해 한 점에 집적하기 쉽고 에너지의 밀도가 높아 우리 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의학분야에서는 ‘기적의 칼’이라 불리며 피부 점이나 기미 제거에서부터 안과시술, 액취증 치료, 이비인후과 치료, 치과 치료에 이르기까지 활용범위가 급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의학에 사용되는 레이저는 대개 이산화탄소(CO₂)레이저와 네오디늄-야그(Nd-Yag) 레이저 등 2가지다. 우리 주위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CO₂레이저는 파장이 1만600㎚로 조직을 태우거나 자르는 데 사용된다. 이에 반해 네오디늄-야그 레이저는 파장이 1,060㎚로 3~4㎜ 정도의 비교적 깊은 조직 속으로도 파고들 수 있다. 무엇보다 내시경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의학 분야에서는 레이저의 에너지가 조직에 흡수돼 열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세포 또는 조직에 열 손상을 일으키는 원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확히 계산된 에너지를 원하는 부분에만 집중발산함으로써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무혈수술이 가능해졌다. 뇌나 간장 등 출혈이 많은 장기 수술도 훨씬 쉬워졌다. 또 디스크나 치질 등은 하루만에 수술 받고 곧바로 퇴원하는 ‘일일 수술’이 가능해진 것도 레이저 덕분이다.
일상 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피부ㆍ미용 성형 분야 레이저다. 미용분야의 레이저는 병원만이 아니라 미용실, 피부관리실에서의 사용도 빈번하다.
하지만 레이저는 그 효과만큼이나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한 미용실에서 레이저로 눈썹문신을 제거하던 중 주위에 서 있던 한 20대 여성이 실명한 사고가 있었는가 하면 라식 수술의 부작용을 비관한 환자의 투신 사건도 있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10명중 8명이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레이저의 무분별한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레이저와 생체 조직간 상호작용에 대한 정확한 연구도 필요하고 안전한 레이저 사용법에 대한 체계를 세울 필요성도 절실하다. 레이저 치료를 마술상자나 요술램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당뇨, 결핵, 신장, 간장 질환으로 몸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 고혈압, 특이체질, 임신중인 여성 등은 레이저 치료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