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나침반] 칼과 칼집

장부가 칼을 빼면 무라도 잘라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인내와 자기 절제를 상징하는 칼집에서 빼든 칼을 아무 일도 않고 칼집에 도로 집어넣는다는 것은 스스로 자제심이나 인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내놓는 일이 되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해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유럽 등 주요 우방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라크전 강행을 시사하고 있는데 이 역시 빼든 칼을 쥐고 있는 검객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작년 가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주가 할인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한 투자 심리가 완전히 가라앉기 위해서는 칼이 칼집으로 안전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아야 할 것 같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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