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구조조정기업 국내자본에 매각" LG카드 최소 4조5,000억등 제값받기 치중 "하이닉스 해외매각 방조 않겠다" 거듭 강조 대우證은 조기매각보다 장기적 차원서 추진
입력 2005.05.01 17:00:18수정
2005.05.01 17:00:18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매각을 설명하면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대우조선해양ㆍ현대건설ㆍ하이닉스ㆍLG카드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경우 가능하면 글로벌 스탠더드를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 국내자본에 인수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었다.
유 총재의 발언은 외국자본의 투기적 행태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고 해외자본에 국내법 준수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LG카드의 경우 매각가격이 채권단과 LG그룹 지분 전부를 포함할 경우 최소한 4조5,000억원 이상을 받는다는 게 산은의 입장. 그러나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가 많을 것으로 보고 제값 받기에 치중한다는 것이 산은의 방침이다.
문제는 덩치가 큰 기업이다. 결국 사모투자펀드(PEF)가 해결방안으로 제시됐다. 유 총재는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과 연금 등이 참여하는 PEF가 활성화할 경우 이들 구조조정기업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매각이 완전종결된 대우종합기계와 유사한 1조5,000억~2조원의 매각대금이 형성되고 있으나 국내 조선업체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과 해외자본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현대그룹의 경우 부실화로 인해 건설을 분리한 다음에 정상화 후 재매입을 한다고 해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산업은행은 금융감독원에 3,000억원 규모의 1차 PEF를 등록시킨 상태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PEF에는 농협이 참여했으며 기업은행도 다음달에 KTB 등이 참여하는 1,200억원 규모의 PEF를 등록할 예정이다.
유 총재는 국책은행과 국민연금 등을 주축으로 다소 주춤하고 있는 PEF를 다시 활성화시키면서 국내 구조조정기업의 매각을 원활히 진행하려는 양동작전을 시사한 것이다.
산은이 주도하는 PEF는 국내 중요산업 보호, 기업경쟁력 강화, 투자수익 실현이 주요 투자대상 선정기준이다. 유 총재는 “국책은행으로서 산업경쟁력을 유지시키는 공공성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우 산업은행 부총재는 “그동안 국내기업들과 자본들이 경쟁력과 규모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양질의 구조조정기업들이 해외자본에 넘어갔다”고 지적하며 “금융감독당국의 PEF 활성화 정책이 발표되면 구조조정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재는 최근 워크아웃 조기졸업이 결정난 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지분이 가능한 국내자본에 매각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이닉스의 경우 채권단의 지원금액이 6조원을 넘어설 만큼 정상화에 애를 쓴 만큼 해외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방조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 부총재는 “하이닉스의 경우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도이체방크의 정상화 방안을 바탕으로 사실상 출자전환지분 상당수를 해외펀드에 매각하려고 했다”면서 “첨단기술산업이 해외에 매각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대우증권은 섣불리 매각에 나설 경우 회사 내부의 불안감, 투자자본 회수문제 등으로 기업가치가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장기적인 차원에서 매각하는 원칙을 세웠다.
한편 산업은행은 올해 자산을 100조원, 당기순익도 1조원대로 늘려서 글로벌 국책금융기관으로 부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발굴팀을 신설하고 해외영업망을 확충하는 동시에 10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호치민시 인프라 건설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