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증권업계 화제의인물] 현대증권 이익치회장

李회장이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국내 증시향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대우사태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상승궤도를 달리던 증시가 李회장이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릴 때 조정을 받았고 다시 증권시장에 복귀하면서 증시는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李회장이 지난 3월 주식형 수익증권인 바이코리아 펀드를 설립하면서 국내 증시는 강한 상승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李회장은 연내에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돈키호테식 희망사항」으로 웃어넘겼다. 『건설맨이 증시를 어떻게 아느냐』 『사고칠 사람이다』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하지만 증시는 그이후 대우사태라는 엄청난 악재를 극복하고 1,000포인트 고지를 탈환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李회장이 증시에 대한 과학적 판단과 애착, 철학을 보면 지수 1,000포인트 전망과 달성은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李회장은 국내 기업이 IMF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과거와 다른 탄탄한 기업으로 재탄생하고 저금리 시대에서 시중부동자금은 증시로 몰릴 수 밖에 없다고 판단, 바이코리아펀드를 만들었던 것이다. 실제로 국내 상장기업이 올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정부의 강력한 금리정책으로 시중금리가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이로인해 시중자금이 李회장의 예측대로 증시로 몰렸다. 증시 활황의 열매를 외국인들에게 빼앗기기전에 국내 투자자들에게 나눠져야 한다는 철학도 공감대를 얻었다. 李회장은 지난해에는 외국인들에게 주식을 파는 게 애국이었지만 올해부터는 국민들이 주식을 매입해야 애국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업들이 유상증자등 직접금융시장에서 값싼 자금을 조달해야 국제 경쟁력을 갖게되고 이를 통해 한국경제가 튼튼해질 수 있다는 신념인 것이다. 李회장의 별명은 「컴도저」이다. 이는 컴퓨터와 불도저를 합성어다. 李회장이 석방된후 판매하기 시작한 밀레니엄칩 펀드가 영업일수로 38일만인 지난 20일 현재 1조원을 돌파하는등 李회장의 증시신화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이런 점에서 새천년인 내년에 李회장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정배기자LJB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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