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승패 분수령에 변론등 사활건 준비
고어측,유효표 추정기준 추가로 요구
부시측,'최종결과 인증유보' 철회 촉구
차기 미 대통령의 향배를 결정할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20일(현지시간) 심리 직전까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 진영은 법원에 변론서를 제출하고 사활을 건 법정싸움 채비를 갖추는 등 전열을 가다듬었다.
고어 진영의 변호인단은 이날 수작업 재개표에서 득표를 추가하기 위한 법적 조치로 대법원측에 무효표 중 유권자의 의도를 확인해 유효표로 산정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해 줄 것을 추가로 요청했다.
부시 후보측은 법원에 제출한 변론서에서 수작업 재개표가 인간의 실수가 개입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주 선거당국의 최종 선거결과 인증을 유보하도록 한 명령을 철회하고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의 판결을 재확인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와 고어 후보의 변호인단은 대법원에 제출한 변론서를 토대로 20일 오후 주대법원에서 수작업 재개표 결과를 최종 선거결과에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를 놓고 1시간씩 구두진술을 할 예정이다.
○.지난 7일 실시된 미 대선은 고어 후보와 부시 후보간의 법정 공방과 양측 정치적 노선의 경직화로 내년초 새로 구성되는 연방 의회에서 결판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 포스트는 19일 민주ㆍ공화 양당 전문가들의 말을 토대로 양당 일각에서는 플로리다주 일부 카운티의 수검표 결과를 최종 집계에 포함시킬 것인지의 여부에 관한 주 대법원의 판결을 고어, 부시 양 후보 모두가 받아들여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모든 조짐들로 미루어 볼 때 고어-부시 양측의 변호인들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어떠한 판결을 내리든지 간에 소송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여기에 플로리다주 의회 지도자들이 이 분규에 개입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차기 대통령의 취임을 2주일 앞두고 내년 초 열리는 워싱턴의 연방의회로까지 비화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일 미국 대선 결과를 둘러싼 최근의 논쟁은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미국에 매우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흘간의 베트남 방문을 마친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번 사태는 미국 정부 시스템상의 위기가 아니다"면서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특히 "누가 승리하게 되고 무슨 일이 일어날 지에 대해 미리 넘겨짚어서는 안되며 이는 미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선 논쟁은 미국이 전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플로리다주 재개표 정국의 장기화로 인내심을 점차 잃고 있으며 고어 후보의 전략에 대한 지지도 동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19일 보도.
타임은 이날 인터넷판에 올린 '중요한 시기의 전투'라는 기사에서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정무장관이 전날 부시 공화당 후보의 승리를 확인했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고어 후보를 버렸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익명의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고어 후보의 재검표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윌리엄 데일리 선거대책본부장과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이 이에 따라 지난 주말 늦게 수작업에 의한 재개표에서도 역전시키지 못한다면 "천막을 걷을 것"이라는 방침을 게파트 총무와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로스앤젤레스타임스 19일자는 고어 후보 진영 일각에서 수검표를 최종집계에 포함시켜도 고어의 역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ㆍ하노이ㆍ팜비치ㆍ탤러해시=외신종합
입력시간 2000/11/20 18:44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