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최대주주가 화의절차를 진행중인 자회사에서 돈을 빌려 부채를 탕감한 사례가 발생,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4일 도원텔레콤은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삼화기연이 8억원을 빌려가 삼화기연 최대주주(최성원)의 부채탕감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화기연은 최대주주에게 여유자금 10억3,000만원을 대여했다고 공시, 도원텔레콤에서 빌린 8억원에 2억3,000만원을 더해 최성원씨에게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성원씨 등은 지난해 12월 중순 80억원에 삼화기연을 인수한 후 지난 1월29일 삼회기연을 통해 도원텔레콤의 유상증자에 30억원을 투자, 도원텔레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결국 이번 자금대여로 유상증자한 자금 중 일부를 한달 만에 빼 간 셈이다. 도원텔레콤은 부채의 일부를 탕감받고 오는 2010년까지 빌린 돈을 갚는다는 조건으로 법원의 화의절차를 인가받은 상황이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부실 자회사로부터 8억원을 빌려 최대주주에게 10억원을 대여했다는 것은 삼화기연의 내부자금이 충분치 않다는 반증”이라며 “적시에 공시를 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모회사 최대주주가 계열사 돈을 내 돈처럼 빼다 쓰는 것은 도덕적으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M&A업체 대표는 “최대주주가 부채탕감을 위해 자금을 대여한 것은 삼화기연 인수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했기 때문”이라며 “돈 없이 회사를 인수하는 무자본 M&A도 문제지만, 법원이 화의기업의 인수자 선정에 최대주주의 도덕성 등을 감안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