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백련지 연꽃

순결한 비구니들의 群舞 번뇌도 갈등도 저편에
14일부터 22일까지 '무안 백련 대축제' 물창포등 50여종 수생식물도 볼수있어

무안 백련지 연꽃 순결한 비구니들의 群舞 번뇌도 갈등도 저편에14일부터 22일까지 '무안 백련 대축제' 물창포등 50여종 수생식물도 볼수있어 여름의 끝에서 무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맘때면 마음 속에 사르르 피어 오르는 한 떨기 꽃이 있다. 연꽃이다. 연꽃은 고여 있는 물 웅덩이 진흙탕 속에서 피지만 특유의 청초함과 고귀함으로 예부터 사랑을 받아오던 꽃이다. 온갖 번뇌와 갈등으로 가득찬 세상에 희망과 순수의 빛을 뿌리기라도 하듯이…. 전남 무안군 회산마을 백련지(白蓮池)는 동양에서 가장 너른 백련 서식지로 알려진 곳이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즈음 10만 평에 이르는 너른 저수지에 하얀 연꽃이 가득 피어난다. 백련은 홍련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그러나 연분홍 빛깔이 도는 꽃봉오리는 티없이 맑은 소녀처럼 청아하고, 활짝 피어난 꽃잎은 한 마리 학처럼 고아하다. 가만히 숨을 들이키면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찌른다. 이 곳에 처음 백련이 피어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60~70년 전. 일제 때 만들어져 주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던 저수지에 한 노인이 백련 12포기를 구해 심었다. 노인은 그 날밤 하늘에서 학 12마리가 내려와 연 잎에 앉는 꿈을 꾸었는데, 그 광경이 마치 백련이 피어있는 모습과 같았다고 한다. 81년 영산강 하구 둑이 건설되면서 인근 논밭에 영산강 물이 공급되자, 저수지는 점차 그 기능을 잃고 수면이 낮아져 최적의 연꽃 서식지로 변했다. 연꽃은 불교와 인연이 깊다. 삼국시대 불교가 들어오면서 연이 같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불가에서는 지금도 불교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여성의 옷에 연꽃무늬를 새겨 다산을 기원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무안 곳곳에는 불교적인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초의선사 유적지, 법천사 목우암 등…. 조선 후기 침체된 불교계에 새로운 선풍을 일으킨 선승 초의(草衣 1786~1866)는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당대 최고의 석학들과 교유하면서 불교는 물론, 도교, 유교 등에도 능통했던 사람이다. 다도(茶道)에도 밝아 우리나라 근대 차문화를 정립한 중시조로 추앙 받고 있다. 무안읍에서 남쪽으로 18km쯤 떨어진 봉수산(205m) 기슭 왕산마을에 그의 생가가 있다. 무안군은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백련지 일대에서‘제8회 무안백련대축제’를 연다.‘생명의 꽃, 평화와 빛의 순례’라는 슬로건을 내 건 이번 축제는 각종 연꽃과 다양한 수생식물 을 관람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련, 수련, 어리연, 왜개연, 가시연 등 각종 연꽃들과 부래옥잠, 물배추, 물창포, 물아카시아, 물양귀비 등 50여종의 수생식물이 저수지를 가득 메운다. 군은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저수지 한 가운데 백련교와 연꽃 탑방로를 새로 설치했으며, 연꽃 사이에 배를 띄워 직접 노를 저으며 다닐 수 있게 했다. 열기구를 타고 백련지를 하늘에서 한눈에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승복을 입은 스님들은 바라춤과 나비춤 등 불교 전통 춤도 눈길을 끈다. 야간에는 레이저쇼와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테마음식관에서는 연을 재료로 한 아이스크림, 슬러시, 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커다란 접시에 연꽃을 띄워 향을 우려낸 백련차는‘속세’에선 쉽게 접해보지 못할 명차이다. 무안군청 관광문화과 김경란씨는 “이른 아침에 연못을 산책하면서 연꽃 향내를 맡으면 마치 천국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너그러움과 자애로움이 가득찬 이 곳에서 세파에 찌든 심신을 달래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무안군청 문화관광과 061-450-5224 여행메모 ◇찾아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를 타다 일로IC에서 우회전, 815번 지방도를 탄다. 일로읍【?3km정도 가면 백련지가 나온다. 호남고속도를 선택을 경우는 광산IC로 빠져 나와 13번 국도와 23번 국도를 타고 나주를 거쳐 도착한다. 영남권의 경우 88올림픽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해 광주까지 온 뒤 나주를 지나 들어간다. ◇둘러 볼 곳=인근의 승달산(318m)은 낮지만 호남 4대 명혈중 제1의 혈처를 안았다고 알려진 명산이다. 높이에 비해 계곡이 깊고, 숲도 짙다. 2~3시간이면 정상에 다녀올 수 있다. 무안읍에서 남동쪽으로 4km 떨어진 몽탄면 사창리엔 항공우주과학전시관(061-452-3055)이 있다. 망운면의 조금나루유원지는 백사장과 솔밭이 있어 늦여름 가족 피서지로 적당하다. ◇음식ㆍ숙박=무안읍 승달가든(061-454-3400), 목동한우(061-454-8866) 등에서 이 지역 특산인 양파한우고기를 맛볼 수 있다. 암퇘지의 삼겹살과 목살 등을 볏집으로 직접 구운 돼지짚불구이도 유명하다. 읍내에 모텔같은 숙박시설이 있고, 백련지 주변에 김금순민?061-281-9466), 서순임민박(061-281-2667)등 숙박할 곳이 서너집 있다.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입력시간 : 2004-08-1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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