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제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연구센터 내에 해수 열원 이용 지역 열공급 시스템 실증플랜트를 구축,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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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안이 지구촌에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에 이르는 우리나라는 산업과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이의 해소가 핵심 어젠다의 하나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정부출연구기관이 제주도의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청정에너지 생산기술개발에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지난 14일 '제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연구센터'를 개소하고 신재생 융복합 원천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한 것.
정부예산 247억원이 투입된 이 연구센터는 제주시 김녕리 일대 10만여㎡ 부지에 연구동, 대형 실험동, 연구지원센터, 특수 창고동 등을 갖추고 있다. 에너지연은 제주도에 풍부한 물, 바람 같은 육ㆍ해상 녹색 자원과 정보기술(IT) 및 스마트그리드 활용 연구를 기반으로 연구센터를 에너지 기술 융복합의 국제적 연구개발ㆍ비즈니스(R&DB) 허브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그 일환으로 그린에너지 융복합 원천기술, 신재생에너지 실증·평가, 스마트그리드 운용시스템 실증, 국내외 그린에너지 연구개발 협력 및 전문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연은 해수의 열에너지를 건물 냉난방에 이용하는 '해수 열원 이용 지역 열공급 시스템'에 기대가 크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막대한 환경적ㆍ경제적 파급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장기창 태양열지열센터 박사는 대체 열원기기로 각광받고 있는 열펌프와 무한 자원인 해수에 주목했다. 장 박사는 "해수에는 해안선 1㎞당 약 5,000세대의 아파트 난방을 책임질 수 있는 열량이 부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부산ㆍ인천 등 항구도시 연안지역이 해수의 냉난방용 열원 활용에 최적의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해수의 장점은 하천수와 비교해 계절별 온도 변화가 적고 동결온도가 -1.9도로 낮아 저온에서도 열에너지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여름에는 대기 온도보다 5~10도 낮고 겨울에는 5~8도 높아 열펌프의 열원으로서 우수한 특성을 지닌다. 열펌프는 난방시 물을 증발기의 열원으로, 냉방시에는 응축기의 수열체로 사용하게 된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현장적용 평가를 위해 강원대 삼척캠퍼스 해양레저스포츠센터에 프로토타입 시스템을 설치, 동절기 난방과 하절기 냉방 운전 성능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또 제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센터 내에 총 설치용량 70kW급 실증플랜트 건설을 완료, 본격적인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장 박사는 "기존 시스템 대비 약 30%의 에너지 절약과 40%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 실증플랜트는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 미쓰비시의 기술력에 견줄 만한 난방 50도, 냉방 7도의 성능 구현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높은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열펌프ㆍ배관ㆍ축열조 등의 설치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초기 투자비의 경감이 핵심이다.
장 박사는 "기술적 상용성이 거의 확보된 만큼 오는 2015년께 본격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라며 "향후 실증연구를 통해 부산ㆍ여수ㆍ포항ㆍ강릉ㆍ제주 등 해안 인접 대도시와 각종 항만관리시설, 여객선 터미널 등에의 적용 가능성을 타진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