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中東)지역이 「제2의 동남아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의 최대 시장이었던 동남아 수출이 외환위기 이후 크게 줄어든 것과는 달리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은 올들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수출의 주력품목(섬유, 철강, 선박, 기계 등)이 중동지역 주종품목과 비슷한데다 중동지역의 수입상들이 구매선을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수출이 부쩍 활기를 띄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동지역국가들은 지난 93년부터 국제기름값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탈(脫)석유산업을 기치로 걸고 제조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도 활력소가 되고 있다.
◇동남아 대체시장으로 부상= 외환위기의 여파로 우리의 동남아에 대한 수출은 올들어 9월말 현재 28.9%나 감소했다. 반면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은 34.3%늘었다. 특히 우리 수출업체들은 지난 9월에만 중동지역에서 54%라는 경이로운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KOTRA는 동남아를 대체할 신흥시장으로 중동지역이 급부상하고 있다며 지난해말 이후 이어지고 있는 원화의 평가절하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활용하면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전초기지로서의 중동= 중동지역에선 한국산 섬유제품과 자동차, 전자, 타이어, 기계설비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공산품을 수입한 뒤 인근 국가는 물론 아프리카와 러시아 등에 재수출하고 있어 재수출 거점으로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KOTRA 조사결과 아랍에미레이트의 경우 한국산 섬유제품이 전체 섬유류 수입의 32%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프가니스탄이나 러시아 등에 다시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우디와 요르단, 이집트 등 일부 국가들은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어서 중동시장이 블럭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각 국의 탈(脫)석유산업 선언=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2000년부터 시작되는 제7차 5개년 개발계획기간중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 1,330억달러를 투입한다. 오만도 전력·항만·도로건설 등에 26억2,400만달러를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중동지역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제조업 비중은 현재 10% 미만이지만 21세기초까지 10~15%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리비아는 섬유·전자·자동차 분야에서 외국자본을 끌어들인다는 목표를 설정, 국내 업체 가운데 삼성·대우·LG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어 플랜트 등 인프라 장비를 수출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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