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중단할 경우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반전되면서 원ㆍ달러 환율도 하반기에 다시 세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8일 발표한 ‘2006년 외환시장 5대 이슈와 환율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과 적자확대 등으로 달러는 내년 상반기 중 약세로 반전될 것”이라며 “원화는 위안화 추가 절상 논란, 국내 달러화 공급우위 등으로 강세를 보이며 하반기 중 환율이 세자릿수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 금리중단 등 5대 이슈가 환율 등락 결정한다=연구소는 내년 국내 외환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미 금리인상 중단 ▦미 쌍둥이 적자 재부각 ▦미 본국 송금 감세법 종료 ▦위안화 관련 제2의 플라자합의 논란 ▦국내 달러화 공급우위 지속 등을 꼽았다. 연구소는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내년 상반기 4%대 후반 수준에서 멈출 것이며 유럽과 일본이 뒤늦게 금리인상에 나서 미국과의 금리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가 진정될 경우 미국의 쌍둥이 적자 이슈는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미국의 경상적자가 올해보다(GDP 6.4%, 약 8,000억달러) 다소 많은 GDP의 6%대 후반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올해 미국 달러화 강세에 일조했던 감세법 시한이 올해 말로 끝나면서 달러화 강세기조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내년에 법안이 종료될 경우 다국적 기업들의 전체 송금 예상규모는 예년 수준인 600억달러 이하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것. 이와 함께 내년 위안화 추가 절상압력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크며 경우에 따라 위안화를 둘러싼 ‘제2의 플라자합의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유럽과 일본이 미국과 동조해 압력을 넣을 경우 중국정부가 5~10%의 추가 절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내년에도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폭은 크게 줄어들지 않아 기업들의 외화 유동성이 더욱 풍부해지는 등 국내 달러화 공급우위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달러약세ㆍ원화강세에 대비해야=연구소는 이 같은 대내외 요인들이 ‘달러약세-원화강세’ 기조를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 중에 달러화는 약세로 반전되고 연 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1,014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엔ㆍ달러 환율이 원ㆍ달러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현재 860원대로 떨어진 원ㆍ엔 환율은 내년에는 100엔당 882원선에서 평균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은 제2의 플라자합의 논란과 함께 국내 달러화 공급우위 기조 지속 등으로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쌍둥이 적자 악화, 미국의 본국 송금 감세법 종료 등이 달러화 강세를 지속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에는 쌍둥이 적자 악화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수 있다”며 “그러나 전반적으로 달러약세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수출기업들은 품질개선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미국의 통상압력 강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