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무이자 할부판매서 '할인정책' 추진
무이자 할부판매로 시작된 미국의 자동차 가격 전쟁이 대대적인 가격할인 판매전으로 양상을 바꿔갈 조짐이다.
GM은 최근 빠른 시일내에 그 동안 실시했던 자동차에 대한 무이자 할부 판매 대신 현금을 되돌려주는 가격할인 정책(리베이트제)을 실시할 방침을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차종과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GM은 2002년 신 모델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2,002달러를 현금으로 되돌려 줄 것으로 최근 미 MSNBC방송은 보도했다.
GM의 이 같은 전략은 그 동안 실시했던 무이자 할부 판매가 더 이상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하지 못한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포드 등 라이벌 업체들이 이를 따라 하면서 결국 대다수 자동차 회사들이 실시하는 일반적인 서비스가 됐기 때문이다. 또 낮아진 금리로 인해 무이자 자체가 갖는 매력 역시 사라진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GM은 이 같은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더욱 늘린다는 방침이다.
MSNBC 방송은 이와 관련 "GM은 포드와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 공격적 가격정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수십년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대규모 적자로 인해 최고경영자까지 교체했던 포드는 아직 공장폐쇄와 구조조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다임러 크라이슬러도 지난해 무려 20억달러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GM이 지핀 가격인하 전쟁에 포드와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일단 맞불작전으로 맞서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가격인하보다는 품질로 승부하겠다"며 "3월말까지 판매되는 자동차에 대해 7년간 10만마일까지 엔진과 트렌스미션에 대한 무상보증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포드의 대변인은 "우리 제품은 아직 가격경쟁력이 있다"며 "이에 따라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 시장 전문가들은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이들 역시 가격인하정책을 비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가격인하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GM이 또 다른 리베이트를 발표할 경우 미국 자동차 시장이 끝 모를 가격경쟁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MSNBC 방송은 "현재 형국은 GM이 가격주도권을 쥐고 포드와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시장을 빼앗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가격 전쟁의 끝은 결국 GM의 판단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