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해 관심을 모았던 지난 19일 오키나와현 나고 시장선거에서 아베 신조 정권의 기지이전 방침에 반대하는 현직 시장이 당선됨에 따라 미국을 의식해 이전을 밀어붙여온 아베 총리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아베 정부는 시장선거 결과가 기지이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하지만 기지이전 관련 공사의 인허가권을 가진 나고 시장이 후텐마 기지의 현내 이전에 결사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사업진척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이 미일동맹 강화 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지이전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일본의 대미외교에 적잖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요미우리신문은 19일 선거에서 승리한 이나미네 스스무 시장이 20일 기자회견에서 "헤노코 연안에 새로운 기지를 만들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관리하는 토지나 시설을 이용해 정부가 절차를 진행하려 한다면 시장으로서 권한을 행사하겠다 "고 기지이전을 위한 공사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이미 매립허가를 받았으므로 현안을 착실하게 진행해나갈 것이며 지방선거 결과가 기지이전 문제와 직결되지 않는다"며 이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시장이 강경하게 버틸 경우 매립공사나 관련조사가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예정된 공사기간은 9년이다. 후텐마 기지이전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일본의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언급하게 않겠다"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 나카이마 히로카즈 오키나와현지사는 아베 정권이 오키나와를 경제특구에 포함하는 방안을 포함한 지원책을 약속하자 현내 나고시 헤노코 연안으로 미군기지를 이전하기 위한 정부의 연안매립 신청을 미일 합의가 이뤄진 지 17년 만에 승인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이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미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기지이전 승인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