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관광산업과 연계하면 세계문화유산 가치 더욱 커질 것"

기쇼 라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센터 총괄디렉터
남프랑스 알비·호주 산호초 군락
등재 후 여행 명소로 자리잡아


"수원 화성, 제주 화산암과 용암동굴 등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을 지속가능한 관광산업과 연계ㆍ발전시킨다면 그 가치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센터가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경제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힘을 모을 것입니다."

기쇼 라오(사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센터 총괄디렉터는 28일 경희대에서 '세계문화유산과 지속가능한 관광'을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유네스코는 약 1,000개에 이르는 세계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속가능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데 이는 문화유산을 매개로 한 세계 최대 경제ㆍ문화교류 활동이 될 것이며 경제적 성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호텔관광대 초청으로 방한한 라오 디렉터는 "유네스코가 지난 1972년 정기총회에서 채택한 '세계문화 및 자연문화유산 보호협약'에 190개국이 조인했으며 현재 세계적으로 962개 유산이 등재됐을 정도로 성과가 컸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은 빠르게 성장하는 여행산업의 힘을 빌려 '5성급(five-star)'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자부했다.

세계문화유산을 통한 지속가능한 여행산업의 성공 사례로 그는 남프랑스 도시 알비(Albi)와 호주 북동해안을 따라 발달한 산호초 군락인 '대보초(Great Barrier Reef)'를 꼽았다.

라오 디렉터에 따르면 중세 유럽의 문화유적을 보존하고 있는 알비의 연평균 방문객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인 2010년에는 7만여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6만명으로 10배 늘어났다. 대보초도 2007년 등재된 후 지금까지 5만여개의 정규직이 새로 생겼으며 전체 호주 여행객 중 94%가 다녀갔다. 17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호주는 전국적으로는 12만개의 일자리가 생겼으며 매년 관광산업으로 12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는 "단기간에 관광객이 몰린 것은 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여행 명소로 각인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요즘 세계문화유산은 한 나라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 파워'로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관광산업을 통해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경제와 나라 경제 발전을 돕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올해 국제 관광객은 10억3,500만여명으로 지난해 9억8,000만명보다 5.7%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세계 관광산업 규모는 전년보다 약 3.8% 성장해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인도 FRI&C(Forest Research Institute&Colleges)와 미국 코넬대(석사)를 졸업한 라오 디렉터는 자연문화유산 보호ㆍ관리 전문가로 천연자원과 환경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인도 농림부(1976년), 환경부(1981년)를 거쳐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세계 각국의 삼림관리 및 자연ㆍ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 분야의 자문가로 활동했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센터 재무담당 디렉터로 영입됐으며 지난해 총괄디렉터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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