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드라마등급제 대책 분주

TV드라마의 등급제 위반에 관한 벌칙 유예기간이 오는 10월 31일로 만료됨에 따라 방송 3사의 드라마 등급제 대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등급제는 각 TV프로그램에 시청 가능 연령을 표지하는 것. 드라마 부분의 경우 지난 5월1일 실시됐지만 5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1월 1일 위반시 재제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방송 3사는 단막극 등에 우선적으로 적용했던 등급제를 전 드라마에 확대하는 등 등급제 시행 준비에 나서고 있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SBS. SBS는 10월1일부터 월화ㆍ수목ㆍ주말드라마ㆍ단막극ㆍ특집극 등 일일극을 제외한 모든 드라마에 등급제를 적용키로 했다. 한편 KBS는 10월 중순 예정된 가을개편부터, MBC는 10월 중순 전파를 탈 주말연속극 '맹가네 전성시대'를 시작으로 점차 전 드라마에 이를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등급제가 시행되면 각 드라마는 '모든 연령'과 '7ㆍ12ㆍ15ㆍ19세 이상'으로 구분되며, 등급기준 자막이 매 10분당 30초 이상씩 고지된다. 지난 2월1일부터 영화, 수입드라마,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에 실시중인 내용과 동일하다. 한편 등급제의 본격적인 적용을 앞두고 국내 드라마 제작풍토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로그램을 심의하고 등급을 표기하려면 최소한 방송 2주 전까지 대본과 녹화가 완료되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방송 당일 대본이 나오고 방송 직전에야 편집이 완성되는 경우도 비일 비재, '약식 심의' 등까지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연속극은 매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같은 드라마라도 시청률이나 시청자의 요청 등에 따라 등급 수위가 급격히 바뀌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게 방송위의 설명. 이에 각사 심의 관계자들은 "기획단계부터 등급을 설정, 제작 시 가이드라인에 맞춰 방송이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 답하고 있다.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도 화두다. '19세 이상' 드라마는 평일 오후1~10시, 공휴일 오전10시~오후10시 등 청소년보호시간대에 방송될 수 없어 예고 및 재방 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열악한 국내 제작환경 등을 고려, 드라마 등급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만만찮다. 하지만 어린이 및 청소년 보호가 이에 우선치 못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더불어 과도한 폭력, 선정성 등이 시청률에 따라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하던 전개 구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읽혀진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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