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영역 허물기 바람

슈퍼서 안마의자 렌탈… 홈쇼핑선 문화강좌… 백화점은 거리패션 기획전
"기업 이미지 바꾸고 새로운 매출원 찾자" 타업계 벤치마킹 잇따라

CJ오쇼핑이 지난 달 20일 개최한 고객 초청 문화 행사에서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씨가 참석자들에게 다양한 봄나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CJ오쇼핑

슈퍼마켓이 홈쇼핑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안마의자 렌탈 판매에 나서고 홈쇼핑은 백화점ㆍ대형마트처럼 오프라인 문화강좌를 마련하는 등 최근 들어 유통업태간 마케팅 벽이 잇따라 허물어지고 있다. 올 초 잠시 고개를 들었던 경기회복 기대감이 다시 수그러들면서 장기 불황이 지속되자 각 업체들은 기업 이미지를 바꾸고 새로운 매출원을 찾기 위해 타 업태의 강점을 상호 벤치마킹하는 모습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수퍼마켓은 지난 10일부터 슈퍼마켓업계에선 처음으로 안마의자 렌탈 사업에 뛰어들었다. 고객들이 매장을 직접 방문해 안마의자 렌탈 신청서를 작성하면 해당 상품을 신청 고객의 집에 직접 배송, 설치하는 방식이다. GS수퍼마켓은 양천구청ㆍ송도ㆍ태영점 등 전국 주요 20여개 매장에 안마의자 체험 장소도 마련했다. GS수퍼마켓 측은 "고객들에게는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선보이고 해당 중소기업에는 새로운 판매 채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신규 사업 진출의 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GS슈퍼마켓이 안마의자 렌털이라는 신규 사업에 뛰어든 것은 영업 규제 강화와 경기 불황으로 인해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접근인 것으로 분석된다.

소셜커머스 역시 홈쇼핑 상품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소셜커머스업체 관계자는 "본사에서 실시간으로 모든 홈쇼핑 방송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홈쇼핑에서 호응을 얻었던 상품들이 소셜커머스에서도 잘 나가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슈퍼마켓과 소셜커머스가 홈쇼핑을 벤치마킹하는 동안 홈쇼핑은 백화점에서 마케팅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과거 백화점처럼 오프라인 패션쇼를 잇따라 열어 저가 의류 판매 채널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던 홈쇼핑업체들은 최근에는 백화점처럼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문화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 달부터 매월 1회 고객들과 만나는 문화 행사를 열고 있는 CJ오쇼핑은 첫 행사로 지난 달 20일 한복디자이너 이효재씨의 '봄과 나물 이야기'강연을 개최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직접 만남을 통한 소통 강화가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고객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의 문화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업계 역시 다른 업태에서 불황 타개의 묘안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가로수길, 홍대 등 길거리 매장에서 히트 친 의류ㆍ잡화 등을 백화점 안으로 들여와 기획전을 여는 등 발길이 뜸해진 고객들을 잡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소비 경기는 좀처럼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유통업계에 대한 규제는 어느 때보다도 극심하다"며 "살기 위한 방책을 다각도에서 고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