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相 澤(안양병원 이사장)
치매의 대부분은 뇌혈관과의 병변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특히 뇌의 동맥경화, 그로 인한 뇌경색이 뇌혈관성 치매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뇌의 동맥을 경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노릇이 요체인 셈이다. 또한 뇌의 경색에는 특히 「작은 뇌경색」의 다발(多發)을 예방하는 노릇이 중요하다.
우리의 몸 속을 누비고 있는 동맥의 벽은 세겹으로 돼 있다. 뇌의 동맥도 예외는 아니다. 내막(內膜)·중막(中膜)·외막(外膜)이다. 동맥경화란 여러가지 원인으로 동맥의 벽이 두꺼워지고 굳어진 상태다. 모양새로 보면 세겹의 갈피들이 문란해지고, 대개의 경우 동맥속이 좁아져 있다.
이런 동맥경화이 원인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원인을 규명하기란 매우 어렵다. 동맥경화를 모양새를 가지고 분류하면, 죽상경화(粥狀硬化)와 중막의 석회화 등으로 구분된다. 뇌의 혈관장애의 원인으로서 문제가 되는 것은 「죽상경화」가 많다.
동맥의 내막에는 지방이나 혈액 속의 물질 등이 괴어 있다. 때로는 석회도 엉겨 붙어 있다. 이런 변화는 혈액이 흘러다니는 내막의 바깥층 뿐 아니라 중막에도 나타난다. 주로 지방분인 침착물과 내막이 변한 것이 섞여서 죽 모양으로 보이니까 「죽상경화」라고 한다. 이런 상태가 바로 동맥경화인 것이다.
그렇다면, 동맥의 벽의 성분은 어떻게 변해 갈까. 동맥의 벽에 함유된 지방분은 나이에 따라 증가된다. 동맥경화가 심할수록 지방분이 많다. 그 지방분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개중에서도 콜레스테롤이 대표로서 동맥경화와 깊은 관련을 갖고 있다. 그 밖에도 중성지방과 인지질(燐脂質) 등이 있다.
뇌의 동맥에는 대체로 동맥경화가 강하게 나타나기 쉽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경향은 두드러져, 70세가 지나면 약 반수 이상의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뇌의 동맥경화는 심장의 경우와 달라, 고지혈증보다 고혈압 쪽이 보다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한 마디로 뇌의 동맥이 경화된다지만, 그것도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머리의 앞의 약3분의2 부분에다 혈액을 공급하고 있는 내경(內頸) 동맥계와, 다른 하나는 머리의 뒤쪽 약3분의1 부분에다 혈액을 공급해주는 추골(椎骨) 동맥계다. 동맥경화가 가장 나타나기 쉬운 곳이 내경동맥이 연장된 것처럼 돼 있는 중대뇌(中大腦) 동맥이다. 이곳이 운동과 지각의 중추를 부양하는 곳이므로, 여기에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발생하면 운동과 지각이 손상을 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