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골프엿보기] 골프의 즐거움에 대하여

[명사의 골프엿보기] 골프의 즐거움에 대하여 골프를 치러 나가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대개 라운드 며칠전부터 바쁜 와중에서도 문득문득 그날을 생각하면 야릇한 미소를 를 머금게 된다. 이번에는 어이없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지, 내일 저녁은 시간 좀 내어 연습장에라도 가서 샷을 점검해야지, 얼마전에 조금 무리해서 장만한 드라이버도 자랑해야지 하는 생각 등을 하게 되면 마음은 더 설레게 마련이다. 특히 새로 구입한 드라이버의 큼직한 헤드는 웬지 자신감을 주는 듯하다. 마음은 마치 소풍을 며칠 남겨 놓은 어린 아이같다. 이렇게 맞는 주말 라운드. 평소보다 일찍 서둘러 깨어난 아침이지만 별로 피곤한줄을 모른다. 오히려 새벽의 서늘한 기운이 몸속의 나른함을 깨우는 듯 개운하다. 나보다 더 일찍 도착한 동반자들은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한수 가르쳐 달라고 능청을 떨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들은 잠시후에 시작될 게임에서 모든 샷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이날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는 것을 말이다.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맞는 경기보조원인 캐디들의 상냥한 태도와 미소. 뭔가 점점 짜릿한 순간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대기중인 다음 팀의 웃음소리가 귓바퀴를 흔들지만 개의치 않는다. 오늘은 즐거운 날이 아닌가. 드디어 내가 첫 티 샷을 할 차례다. 티 박스에 올라 나즈막한 페어웨이를 굽어보니 싱그러운 잔디와 푸른 나무들이 말할 수 없이 상쾌해 보인다. 넓은 페어웨이의 끝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히 시선은 저 먼 하늘 끝으로 올라간다 바쁜 도심속의 일상에서는 하늘 한번 제대로 쳐다 볼 여유가 없지 않는가. 낯선 정적이 나를 감싼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귀 밑을 스치는 바람소리…. 아,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것일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오래 즐길수는 없는 입장이다. 망설일 것 없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날아가는 반짝이는 하얀 볼은 그대로 하늘 멀리 날아가 버릴 것 같다. 마지막 18번홀을 끝내고 탈의실로 돌아오는 길은 다소 피곤하지만 마음은 가뿐하다. 비록 점심내기에는 졌지만 스코어가 다소 좋아졌다. 드라이버와 퍼팅이 좋았다. 뜨거운 욕조속에서 서로 아쉬움을 말로 ダ堅~ 바쁘다.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 골퍼라면 누구나, 언제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골프이외의 목적을 위해서 혹은 내기를 위해서 골프를 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즐거울까. 골프의 본질적인 요소에 흥이 취하면 그날 하루는 더욱 더 즐겁다. /김영수(㈜시노텍스 대표입력시간 2000/10/29 17:16 ◀ 이전화면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