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은 미국 건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던 4년 전에 비해서는 열기가 한창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취임식은 1789년 이후 올해로 57번째로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미국 내에서 가장 오래된 국가 행사이자 국민적인 축제의 장이다. 하지만 4년 전 180만명이라는 기록적인 인파가 워싱턴에 운집해 취임식을 지켜봤던 데 비해 올해는 80만명에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통상 미국 대통령의 2기 취임식은 1기 때보다 관심이 떨어지는데다 워싱턴 정가에 대한 미국인들의 혐오감도 커지고 있는 탓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취임식 장사'에 대한 논란까지 일고 있다. 4년 전 오바마 대통령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며 1억7,000만달러짜리의 초대형 취임식을 치르면서도 기업의 기부를 거부했다.
하지만 올해는 개인 기부의 상한액을 5만달러에서 25만달러로 올리고 기업 기부도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등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기업에는 취임식 좌석 2장과 축하 파티 초청장 4장을 묶어 100만달러짜리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 헌금이 일상화된 미국에서조차 "너무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취임 행사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군 장교와 위성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한 상징적 행사라는 게 미 정부 당국의 설명이다. 미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축하 행사 때 해외에 파병된 미군 장병 중 10여명의 대표를 선발해 위성 전화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취임 축하 연회에 많은 유명가수와 스타들도 무대에 오른다. 팝가수 비욘세와 켈리 클락슨, 제임스 테일러가 무대에 선다. 대통령 취임식과 축하 연회에 대중 가수나 배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유명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와 친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 때부터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기 마지막 공식 행사로 19일(현지시간)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자원봉사 활동에 참가했다. 워싱턴DC 소재 공립학교 버빌초등학교를 찾아 학교건물 수리 등을 도왔다. 이 자리에는 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도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