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회의 맛

수산물을 날 것인 상태로 직접 먹는 생선회 문화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독특한 食文化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일본이 생선회를 즐긴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생선회를 먹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일본인들은 머리ㆍ꼬리ㆍ뼈 등이 제거된 필렛상태의 횟감을 일정시간 저온에서 숙성시킨 후 먹는 반면, 우리의 경우 살아있는 활어를 바로 잡아 곧바로 식탁에 올리는 활어회를 최고로 여긴다. 생선회는 육질이 단단할수록 씹히는 느낌과 맛이 좋아 광어와 같은 생선이 고급으로 인정된다. 횟감용 생선은 활어를 바로 잡아 회로 먹을 때보다 저온에서 일정시간 동안 저장하는 경우 근육의 수축으로 육질의 단단함이 증가하여 씹히는 맛이 더욱 살아나고 감칠맛 성분이 생성되어 혀로 느끼는 미각도 좋아지게 된다. 즉 생선회는 활어를 위생적으로 처리하여 적정온도에서 숙성시킨 후 먹는 것이 맛과 영양, 안전성면에서 가장 좋은 시식 방법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활어'가 최고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활어 중심의 食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이제 우리도 선어회 위주로 회 시식문화를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 위생적인 가공 및 살균과정을 거쳐 진공 포장된 선어회에 어종ㆍ원산지ㆍ중량ㆍ가격ㆍ유효기간 등을 정확히 표시하여 공급할 경우 소비자의 구매의욕은 한층 높아질 것이며 여름철에도 비브리오ㆍ콜레라 등 전염병에 대한 염려 없이 안심하고 생선회를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더욱이 진공 포장된 선어 횟감은 별도의 손질 없이 먹을 수 있어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생선회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선어회는 활어를 운반ㆍ보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절감으로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될 수 있어 생선회의 대중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얼마 전 필자가 수산선진국인 노르웨이를 방문했을 때 생선의 기름(魚油)ㆍ알(魚卵) 등을 원료로 한 다양한 수산 가공식품을 개발해 건강식품으로 국내외에 널리 보급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수산가공업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실감한 바 있다. 우리의 생선회도 가공방법의 개발과 먹는 방식의 개선을 통해 대중적인 먹거리로 보편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보며 선어회 중심의 생선회 가공 및 유통 활성화가 그 일환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생선회 시식문화의 전환과 생선회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생산자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이를 위해 선어회의 가공 및 유통기반 구축을 지원하고 선어회 가공의 인증방법ㆍ유효기간 설정 등 기준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제대로 먹는 방법을 알고 먹을 때 생선회는 맛과 영양 그리고 건강을 위한 최고의 식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유정석<해양수산부 차관>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