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하락세 어디까지 계속되나
경기둔화에 '4%대' 기정사실화
연일 사상최저치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국고채의 하락세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시장에서는 이미 국고채(3년만기) 금리가 4%대에 진입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기가 예상보다 급속하게 둔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콜금리 추가하락 기대감, 기업구조정을 성사시키기 위한 정부의 저금리 기조의지 등이 맞물리며 4%대 진입을 가능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루짜리 콜금리(연5.00%)보다 낮아지는 장단기금리의 역전현상은 시중자금의 부동화를 가중시키는 등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4% 진입은 기정사실
12일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전일보다 0.12% 급락한 5.06%를 기록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오후장 한때 4% 후반에서 팔자 주문도 나오는 등 낙폭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콜금리를 넘보고 있다. 채권시장은 주변 호재가 많다는 점을 이유로 4% 진입을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통안채 2년물도 0.21% 떨어진 5.22%에 거래됐다. 특히 국고채 5년물, 10년물 금리가 각각 0.18%포인트, 0.15% 급락하는 등 장기물 하락폭이 훨씬 컸다. 우량 회사채(AA-)도 0.09%포인트나 내렸다. 그러나 비우량 회사채(BBB-)는 0.03%포인트 밖에 떨어지지 않아 국고채와의 금리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금리, 왜 자꾸 떨어지나
이 같은 예상보다 빠른 금리 하락 요인으로는 경기둔화와 3월 콜금리의 추가인하 기대감이 짙게 배어 있다.
여기에 공급부담으로 여겨지던 예금보험기금채권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화되고 있는데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역시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점도 금리의 급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바닥은 어디쯤일까
대다수 전문가들 조차 바닥이 어디인가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내젖는다. 현 장세가 바닥을 보고 떨어지는 게 아니라 급반등의 모멘텀은 없다는 이유로 하락 방향성을 좇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 현대투신운용 채권운용팀장은 "지금 시장은 콜금리 수준이 마지노선일 것 같다는 분석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기관들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수급논리가 지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절대금리가 낮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승으로 반전할 가능성은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4%대 중반에 안착하지 않을까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부작용도 적지 않다
금리의 단기급락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우선 장기금리가 콜금리보다 낮아지면 시중 자금은 장기상품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우증권의 이승주 차장은 "장단기 역전현상은 자금의 안정된 흐름을 막을 수 있다"면서 "하반기엔 다소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돌발 악재로 금리의 급상승은 투신권을 비롯한 제2금융권에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