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SK글로벌 부실과 경기 침체 등으로 상반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미달한 것으로 나타나자 연간 실적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SK글로벌 관련 대손충당금과 가계대출 부실에 따른 손실을 반영해 올해 실적 목표를 대폭 낮추고 있으며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조정하는 은행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은 당초 순이익 목표를 2조6,000억∼2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절반 수준인 1조3,000억∼1조4,000억원까지 낮추는 게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순이익 목표를 6,500억원에서 5,000억∼5,500억원으로 15∼23% 낮춰 이 달 하순에 열리는 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한미은행도 당초 3,000억원이던 순이익 목표치에서 SK글로벌 충당금 약 1,300억원을 뺀 1,700억원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해 다음달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또 하나은행은 합병 시너지를 토대로 9,0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4,000억원선으로 대폭 낮췄다. 조흥은행도 파업 등의 여파로 2ㆍ4분기에 소폭 적자가 확실시되고 상반기 전체로는 간신히 흑자를 유지하는 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우 당초 목표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SK글로벌 관련 충당금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다른 부분에서 만회해 목표치 1조500억원을 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2/4분기에는 흑자로 전환될 뿐 아니라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순이익 목표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