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가 종합주가지수 1,000대를 넘나들며 세계 8위, 아시아국가 중 가장 많이 오른 증시로 부러움을 사고 있음에도 불구, 전체종목의 3분의1 가까이가 액면가를 밑도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체감지수는 500~600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이같은 주가 양극화로 정보통신 이외의 기업들은 유상증자 등 직접자금 조달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관련주에 매수세가 편중되면서 이들 종목의 초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여타 다른 종목들의 주가는 신저가 종목이 속출하면서 곤두박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증권거래소의 현행 시가총액식 종합주가지수가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장세흐름을 왜곡하거나 투자판단에 혼선을 빚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 종합지수를 보완하는 새로운 지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상장종목에서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9개 정보통신 및 전기전자 관련 종목들의 시가총액 비중은 21일 현재 46% 이상에 달하고 있다.
또 주가 100만원 이상의 황제주가 코스닥등록기업의 경우 다음·새롬기술·로커스·한국정보통신·로커스(우) 등 5개 종목에 달하고 상장종목 중에서는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 인수라는 호재에 힘입어 이날 장중 한때 4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거래소 상장기업 중 액면가 이하 종목과 신저가 종목이 속출하는 등 극단적 종목차별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1일 현재 액면가(5,000원 기준) 이하 종목이 관리종목을 제외할 경우 전체 913개 중 17.31%인 158개에 달하고 있다. 관리종목을 포함할 때는 무려 30.78%인 281개에 이른다.
신고가 종목은 58개에 불과한 반면 신저가 종목은 265개로 전체의 29.03%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신(金鏡信)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정보통신주 강세가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주가 차별화 현상이 너무 심해 개인들의 체감지수는 600선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정보통신 외의 기업들이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소시장에서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거래소시장에서 이탈하고 이 과정에서 개별종목들이 추가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장종목에서 입은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서 코스닥시장에서 묻지마 투자를 하는 등 투기적인 모습을 보여 코스닥지수마저 하락조정을 받을 경우 또다른 피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자칫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개인투자자들이 막차를 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이정배기자LJB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