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버릇을 고치겠다며 보육원생을 땅에 묻고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보육교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이규진 부장판사)는 지난 4월 보육원생 신모(12)군의 도벽을 고치겠다며 신군을 보육원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때리고 얼굴만 남겨놓은 채 몸을 땅에 묻은 혐의로 기소된 교사 이모(33)씨에 대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씨는 수차례 신군의 성기를 만진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보호시설 종사자가 피보호아동을 심하게 폭행하고 성추행해 아동이 받은 충격이 매우 크다"며 실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가 7개월간 구금생활을 하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아동 부모와 합의해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아동이 다른 아동의 돈을 훔친 것을 훈계할 목적에서 이뤄진 폭행이었고 추행도 성적욕구 해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아동과 친근해지려는 의도가 지나쳤던 것으로 보인다"며 감경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