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위안화 상품에 투자할 적기

한덕수 삼성증권 청담브랜치장


중국의 환율제도는 자국의 경제 성장 구도와 대외 경기 여건에 맞춰 지속적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2005년 중국은 현재의 관리변동제도를 재정비하면서 하루 환율 변동 폭을 ±0.3%에서 2012년 4월 ±1.0%까지 확대해 점진적으로 위안화 자유변동환율제도와 자유태환을 준비해나가고 있었다. 2013년 기준 중국 외환 보유액은 3조812억달러로 정부가 급격한 환율 변동성을 통제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과 2010년 금융위기 시점에 위안화 환율이 정부의 통제하에 적은 변동성 또는 완만한 절상 흐름을 유지해온 점을 볼 때 최근 급격한 위안화 절하는 중국 정부의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위안화가 2010년 8월(USDCNY 기준 6.8)부터 2014년 1월24일(USDCNY 기준 6.04)까지 절상되다 올 2월26일 당일 기준으로 일간 환율 변동 폭의 범위를 벗어난 -1.05%까지 급격하게 절하되자 시장에서는 장기간 위안화 절상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과연 이번 절하가 일시적인지 아니면 추세적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핫머니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경고 가능성이다. 중국 정부가 2005년부터 절상 흐름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위안화 절상 흐름에 대한 경계와 함께 절상과 절하 양방향 환율 변동을 유도함으로써 시장에 대해 정부의 환율 통제력을 과시하는 가운데 나타난 결과로 보여진다.

둘째,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혁 테스트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2012년 4월 하루 변동 폭을 ±0.5%에서 ±1%로 변경한 후 외환시장 개혁을 위해 전인대에서 하루 변동 폭을 늘리기 전 테스트를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절하가 변동 폭을 웃돌게 한 것으로 해석된다.

셋째, 급격한 위안화 절상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이다. 1월 6.04까지 위안화가 절상됐다는 점에서 이번 절하로 중국 정부는 계획 중인 환율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다소의 여유를 확보했다. 그러나 국제 시장에서는 이번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에 대해 1년 선도환 프리미엄 강세 유지를 보면서 추세의 훼손이 아닌 일시적 정책 개입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반응도 있다.

따라서 향후 중국 정부의 환율 개혁을 위한 제도 마련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위안화 절하가 기존의 ±1% 범위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할지라도 개혁이 완료된 후에는 점차 위안화의 안정적 절상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마땅한 투자처로서 위안화 신탁(1년 만기)과 같은 금융상품에 관심을 적극적으로 가져볼 만한 시점이라 여겨진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급격한 위안화 절하 시기가 투자의 적기일 수 있다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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