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 수행요건을 한층 까다롭게 제한한 2기 대테러 전략을 공개했다.
공개된 신규 안보정책에는 해외 비전쟁 지역에서의 무인기(드론) 출격을 제한하고 테러 용의자들이 수감된 쿠바 관타나모수용소를 폐쇄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지난 2001년 9ㆍ11사태 이후 지속돼온 테러와의 전쟁에 '종료 시그널'이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DC 국방대에서 새로운 안보정책을 발표하면서"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오사마 빈라덴 등이 사망하고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을 앞둔 현재가 적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는 "미국은 여전히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위협은 진화해왔으며 모든 종류의 전쟁이 반드시 끝나야 한다는 점에서 법적ㆍ도덕적 개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테러전의 목표를 알카에다와 그의 동맹들로 한정했다. 향후 타깃 요건도 '미국의 이익에 현격한 위협을 주는 사람들'에서 '지속적이고 긴박한 위협을 미국인에게 끼친다고 의심되는 테러리스트'로 한결 강화됐다.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침해 비판을 받아온 무인기 폭격도 제한, 드론기 출격권의 상당 부분이 기존 CIA에서 국방부로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 테러 용의자 수감시설인 관타나모수용소도 폐쇄를 위한 단계적 조치에 돌입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관타나모수용소는 절대 만들어져서는 안 될 시설로 정치적 목적 외의 정당성을 찾기 힘들다"며 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른바 '포스트 9ㆍ11'시대를 맞은 새로운 차원의 안보정책"이라며 "여론의 관심이 경제ㆍ복지 등으로 이미 이동한 점을 감안해 '항시 테러전' 상황에서 벗어나겠다는 뉘앙스가 엿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