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추억 떠올릴 만한 디자인 설계했죠"

한양대 공모전 팀, 日신건축사 국제 주택공모전 대상 수상

일본 건축 전문지인 신건축사가 주최한‘2011 신건축 주택공모전’ 에서 대상을 차지한 박현철(왼쪽부터), 임서연, 김정훈씨가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양대

한국 건축학도들이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건축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28일 한양대에 따르면 올해 건축학부를 졸업한 김정훈(29), 임서연(28), 박현철(25)씨 팀은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2011 신건축 주택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일본 건축 전문지인 신건축사가 주최하는 이번 공모전은 올해 24개국에서 779개 작품이 출품됐으며 주택건축 분야의 최고 대회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수상작은 문ㆍ가구ㆍ계단ㆍ안뜰 등 주택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에 동화적인 상상력을 접목시킨 작품으로 벽 뒤편에 요정들이 사는 듯한 작은 미니어처 모형을 숨겨놓고 어린이가 쪼그려 앉으면 볼 수 있을 정도의 높이에 창문을 냈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른 이해와 감상을 유도하려고 작품명은 따로 짓지 않았다. 김씨는 "어린이들이 굴뚝이 없어 산타를 믿지 않고 다락방이 없어 요정을 상상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어린이는 상상력을 키울 수 있고 어른들은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데 힘썼다"고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화적인 요소를 작품에 반영하기 위해 어린이집을 직접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시선에서 작품을 구성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아이들이 주택이라는 공간에서 상상할 법한 다양하고 독특한 세계를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신건축 주택공모전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축가 한 명이 심사 전권을 위임받아 작품을 평가하는 독특한 체제로 진행된다. 올해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지난해 수상자인 일본 건축가 류에 니시자와(45)씨가 심사를 맡았다. 니시자와씨는 "모더니즘을 추구해온 지난 세기의 건축이 잃어버린 가치인 판타지를 되찾아낸 수작"이라고 극찬했다. 김씨 등은 "한달여의 짧은 준비기간이었지만 휴일도 없이 작업에 몰두한 끝에 '대상'이라는 예상치 못한 졸업선물을 받게 돼 뿌듯하다"며 "아이들의 시각을 유지하려고 학교 근처 어린이도서관에서 작업 대부분을 한 게 유효했던 것 같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상금 50만엔의 일부를 일본 대지진 피해자를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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